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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데 값도 착한 그 옷과 소품들 나도 사 보고 싶다

#2009년 1월 26일 ‘호주의 날’. 캔버라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가했던 길라드 총리는 봉변을 당했다. 원주민 시위대에 쫓겨 신발 한 짝이 벗겨질 정도로 황급히 대피해야 했던 것. 그런데 이후 시위대원이 찾아낸 총리의 신발은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바로 호주 토종 브랜드 ‘미다스(MIDAS)’였기 때문이다. 호주 언론들은 이 신발이 호주 산업에 대한 총리의 애정을 보여준다며 호평을 쏟아냈다.

스타일#: 대통령의 패션

#2010년 11월 영국 여성들은 대거 지갑을 열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결혼 발표 때 입은 파란 원피스 때문이었다.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이사 런던’의 399파운드(약 79만원)짜리라는 게 알려지자 같은 제품이 사흘 만에 모든 매장에서 동났다.

정치인들, 특히 여성 정치인이 뭘 입고 뭘 신느냐는 늘 대중의 관심거리다. 정치인들도 스타화하는 데다, 여성복이 아무래도 변화가 많다 보니 그렇다. 오죽하면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미첼 바첼레트나 독일 메르켈 총리가 취임 이후 ‘의상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했을까. 반면 미국 퍼스트 레이디인 미셸 오바마의 경우 아예 패션을 정치에 전략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취임식 날 그가 입은 드레스·코트·벨트·구두가 낱낱이 공개되는 것도 모자라 두 딸들의 패션까지 기사화될 정도다. 멋쟁이 영부인의 이미지로 대중의 호감을 사기 좋다.

사진 중앙포토
이런 뉴스들이 이제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니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옷차림 역시 당선 직후부터 언론을 탔다. 새로 맞춘 원색의 바지 정장을 두고 ‘심중’을 읽는 기사가 떴고, 업계에서도 말이 돌았다. 요지인즉슨, ‘원래 오랫동안 맞춤복을 해주던 디자이너는 따로 있는데, 이번엔 분위기를 바꿔 OOO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는 것. 물론 사실 확인이 안 되니 소문에 그쳤다.

얼마 전 ‘박근혜 가방 해프닝’은 또 어떤가. 당선자가 새로 들고 다니는 타조 가죽 소재 가방이 100만원대 명품 국산 브랜드라는 오해를 샀다. 인수위 대변인이 나서 ‘작은 영세업 하시는 분이 작은 가게에서 만든 것’이라는 해명에 나서는 사이‘명품’이라는 브랜드의 비슷한 제품만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덕을 봤다.

정치적 호감도와 별개로 당선자가 하나의 패션 아이콘이 된 것은 분명하다. 이를 두고 일찌감치 조언이 쏟아진다. 특히 미셸 여사처럼 당선자도 자국 브랜드를 입어 경제적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주장이 압도적이다. 화답하듯 인수위 측은 일찌감치 당선자의 취임식 옷차림을 밝혔다. 중소기업 신진 디자이너의 옷을 골랐다고 했다.

뭔가 아쉽다. 축하 무대 가수 리스트까지 나온 마당에 패션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지다. 워낙 당선인의 패션엔 비밀이 많다. 맞춤복·가방도 그랬지만 당선인은 대선 이후 목걸이도 바꿨다. 지난 수년 동안 애용하던, 장식이 전혀 없는 금색 목걸이 대신 동그란 모양의 펜던트가 달린 새 목걸이를 걸고 다닌다. 이 역시 어디 제품인지는 여전히 꽁꽁 숨겨져 있다.

그것들이 저렴하고 질 좋은 중소기업 제품이라 한들, 알리지 않는다면 무슨 효과가 있을까. ‘작은 영세업 하시는 분이 작은 가게에서 만든 가방’이 100만원대 명품처럼 보였다면 되레 브랜드를 알려 자랑했어야 했다. 더구나 대통령이 입는 옷과 가방이 나도 살 수 있는 브랜드라면 그 유대감이 국민과의 거리를 좁혀 주지 않을까.

내일은 드디어 취임식이다. 행사 의상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박근혜 패션’은 이런저런 기삿거리가 끊임없이 될 터다. 그때마다 대중의 관심이 쏠릴 테고, 의혹과 해명이 거듭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패션을 국민과의 소통 수단으로 삼는 건 어떨까. 이번 취임식 패션도 그렇지만 평소 당선자는 직접 취향에 따라 옷을 고른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떤 스타일이나 컬러를 선호하는지, 즐겨 입는 브랜드는 무엇인지, 가장 아끼는 옷은 무엇인지 등을 편하게 털어놓는 기회를 가졌으면 싶다. 국내 패션업계의 부흥이라는 거창한 기대까진 아니어도 좋다. ‘불통’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출발하는 박근혜 정권에서 패션이 국민과의 윤활유만 돼도 그게 어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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