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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각 정부 출범’ 낳은 박근혜 리더십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가 어제로 문을 닫았다. 인수위론 48일, 정권 인수 차원으론 65일간의 활동 기간이 지났다. 이틀 뒤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이 시점에서 박 당선인의 정권 인수가 성공적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역대 인수위가 비판받곤 했던 점령군 행태에서 벗어났다는 점은 긍정 평가한다. 의욕만 앞세워 설익은 과제를 발표해 혼선을 키우는 일도 드물었다. 신구(新舊) 권력 간 갈등도 없는 편이었다. 박 당선인이 공언했던 대로 조용한 정권 인수가 된 것이다. 대통령직 인수 문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권 인수의 목표가, 취임 첫날부터 안정적으로 일할 청와대와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란 점에서 실망스럽기 그지없는 현재다.



 무엇보다 기본 중의 기본이랄 수 있는 박근혜 정부의 조직이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제출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야당의 발목잡기 탓이 있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여야 협상 과정에서 통일부·여성부를 되살려내고 김대중 대통령이 김종필 총리의 국회 인준을 위해 기획예산처·중앙인사위 신설을 15개월 늦춘 전례를 감안하면 원안 고수를 외치는 박 당선인과 박 당선인을 설득하지 못하는 새누리당 지도부에 더 무거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인사(人事)도 지나치게 지체됐다. 어제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만 끝났을 뿐이다. 국무위원 후보자 17명 중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은 국회에 제출되지도 않았다.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과 맞물려, 말이 ‘박근혜 정부 출범’이지 한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정부 조직을 이 대통령의 장관들이 이끌고 대통령만 박 당선인으로 바뀌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더 우려되는 건 청와대다. 지명이 곧 임명이어서 25일부터 가동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수석급만 발표된 상태다. 머리(수석)만 있고 몸통(비서관과 행정관)은 없는 셈이다. 오죽하면 물러날 하금열 대통령실장이 현 청와대 행정관들에게 “25일 이후에도 근무하라”고 지시했겠는가. 청와대 역시 한동안 박 당선인이 이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들과 일하는 기묘한 모양새가 될 듯하다.



 이같이 유례없는 ‘지각 출범’의 근본 원인을 따지고 들어가면 결국 박 당선인의 리더십 문제와 만나게 된다. 박 당선인이 모든 걸 다 혼자 결정하는 폐쇄적이면서도 수직적·경직적 지시 구조 말이다. 인사·정책은 물론이고 대(對)국회 관계에서도 유사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이 명함을 만들 사람까지 정한다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지금과 같은 만기친람(萬機親覽)은 바람직하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박 당선인만 분주하고 고달플 뿐이다. 박 당선인이 달라져야 한다. 진정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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