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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표현 사라지고…성장·일자리가 핵심 화두

앞으로 5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할 과제를 담은 국정 로드맵이 21일 공개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새 정부의 국정비전을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로 확정하고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창의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구축을 5대 국정목표로 선정했다. 이를 뒷받침할 21개 전략과 140대 국정과제도 내놨다.



박근혜 정부 국정 로드맵 … 5대 목표, 21개 전략, 140대 과제
대기업 개혁 일부 내용은 포함
비정규직 차별 10배 보상도 빠져
군복무 단축은 중장기로 후퇴

 새 정책을 생산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인수위의 로드맵은 박 당선인의 대선 공약을 가다듬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선거기간 중 박 당선인이 강조했던 것에 비해선 변화된 부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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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경제민주화’란 표현이 사라졌다. 대신 ‘성장’을 더 강조했다. 경제 부문의 6개 전략 중 5개가 성장 관련 내용이었다. 경제성장률 전망이 3%를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성장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선 ‘말 바꾸기’ 논란이 일었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월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를 넣었다. 또 지난해 7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밝힌 국민행복을 위한 3대 핵심 과제 중 첫째가 경제민주화였다. 대선 공약집에도 경제민주화라는 표현은 아홉 번이나 포함됐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로드맵 어디에도 ‘경제민주화’라는 표현은 보이지 않았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진두지휘했던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새 정부의 국정 로드맵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경제민주화는 성장과 동시에 하는 것이지 따로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의 정직성을 믿는다. 시대의 흐름과 선거 과정에서 한 약속을 생각하면 경제민주화는 (실천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대선 기간 박 당선인은 경제민주화를 시대적 과제라고 했었는데 당선되고 보니 시대과제가 뒤바뀐 것이냐”며 “약속 위반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조삼모사, 치고 빠지기 구태정치의 오래된 변명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경제민주화 표현은 없지만) 이제까지 논의됐던 경제민주화 공약 내용은 모두 들어가 있다. 경제민주화 의지와 실천방향은 전혀 변화가 없다”(류성걸 경제1분과 간사)고 반박했다.



 그간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약속했던 하도급 거래관행 개선, 징벌적 손해배상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대기업 지배주주의 사익편취행위 근절 등 경제민주화 관련 내용을 로드맵에 담았다. 하지만 내용을 구체적으로 뜯어보면 대선 전에 비해 강도가 약해진 경우가 많았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10일 대선 TV토론 당시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위해 대표시정제도와 징벌적 금전보상제도를 도입하겠다”며 “회사가 차별을 반복할 경우에는 손해액 10배를 금전으로 보상하도록 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로드맵의 비정규직 차별해소 부분에는 대표시정제도와 10배 징벌적 금전보상 등 구체적 제도가 빠진 대신 ‘비정규직 고용안정 및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제정 등만 언급됐다.



 또 2015년부터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던 공약과 달리 로드맵에는 전환시기를 따로 정해 놓지 않았다. 대선 때 핵심 구호로 쓰였던 ‘중산층 70% 재건’이란 표현도 사라졌다. 이와 함께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내놨던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설립방안도 구체적인 방안이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수위는 연내에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겠다고 하면서도 검찰과 경찰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또 입지선정을 놓고 지역갈등이 불거졌던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도 “새 정부가 출발하면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박 당선인이 대선 전날 전격적으로 내놓은 ‘임기 내’ 병사 군복무 기간 18개월 단축도 ‘중·장기적 추진’으로 후퇴했다. 통신비 부담완화를 위해 이동통신 가입비를 폐지하겠다던 공약은 ‘2015년까지 폐지를 유도하겠다’로 바뀌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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