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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도 실업급여, 아십니까

신용길(61)씨는 2005년 부산시 부산진구 전자도매상가에 39㎡(약 12평) 크기의 가게를 냈다. 건설현장 등에서 쓰이는 무전기와 폐쇄회로TV(CCTV)를 팔았다. 처음 해 보는 사업이었지만 관련 업계에서 10여 년간 일했던 터라 큰 걱정은 없었다. 실제 개업 직후에는 장사가 잘됐다. 혼자 영업을 했지만 한때 연매출이 2억원을 넘기도 했다.



도입 13개월 만에 첫 수급자 나와
불황으로 전자상점 문 닫은 60대
월 5만원 내고 115만원씩 석 달 받아
367만 명 중 가입 아직 2만5000명뿐

 하지만 건설경기가 가라앉고 무전기 대신 휴대전화 사용이 늘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불안해진 신씨는 지난해 1월 ‘자영업자 고용보험’에 가입했다. 직장인들처럼 매달 보험료를 내고 폐업을 하게 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였다. 신씨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먼저지만 ‘혹시나’ 하는 심정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1년여 뒤인 지난달 신씨는 7년 넘게 운영해 온 가게 문을 닫았다. 매출이 월 1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가게 임대료(월 20만원)를 내는 것조차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손’은 아니었다. 매달 5만1970원씩 꼬박꼬박 보험료를 부어 온 덕에 석 달간 월 115만원의 실업급여를 받게 됐다. 신씨는 “버팀목이 있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훨씬 덜하다”며 “3월부터 컴퓨터학원을 다니며 새 일자리를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월 도입된 자영업자 고용보험의 첫 수급자로 신씨가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실업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한 제도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50인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자영업자에 한해 사업 개시 후 6개월 이내에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월 3만4650~5만1970원의 보험료를 1년 이상 낸 뒤 경영이 악화돼 폐업하면 가입기간에 따라 90~180일까지 실업급여를 준다.



 아직 가입자는 많지 않다. 2011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50인 미만 근로자를 고용한 자영업자는 총 465만 명이고, 이 중 사업자로 등록한 사람은 총 367만 명이다. 반면 지난달까지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자는 2만5338명으로 채 1%가 안 된다. 제도 도입 전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의 가입 기한이었던 지난해 7월까지는 한 달에 최대 1만 명 이상이 가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가입자가 줄며 최근 석 달간은 월평균 400여 명 수준이다.



 고용부는 첫 수급자가 나온 것을 계기로 가입자가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입자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현 제도가 강제성이 없는 임의 가입 형태고 회사와 근로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내는 일반 고용보험과 달리 가입자가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구조여서다. 장사가 잘되는 사람은 보험이 필요 없다는 생각에, 장사가 안 되는 사람은 보험료가 부담돼 가입을 망설인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박사는 “일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 한해 세금으로 생계비를 지급하며 취업교육을 시키는 ‘한국형 실업부조’를 확대해 자영업자 고용보험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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