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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공세에 좌초한 『대한민국사』 편찬

이태진(左), 김희곤(右)
21일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이태진)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예정에 없던 해명 보도자료를 냈다. 이날자 한 조간 신문이 국사편찬위원회를 인용하며 “『대한민국사』 편찬을 일부 수정해서라도 강행”하려 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긴급히 알리는 내용이었다.



국사편찬위 긴급 해명 나서
이태진 위원장 “지금은 때 아닌듯”

 이에 앞서 20일엔 ‘『대한민국사』 편찬위원회’(위원장 김희곤)가 열렸으며, 그 회의에서 모아진 결과가 국사편찬위원장에게 전달됐다고 한다. 회의 결과란 “현 상황에서는 『대한민국사』 편찬 사업을 진행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를 토대로 국사편찬위는 “『대한민국사』 편찬위원회의 판단을 신중히 받아들여 『대한민국사』 편찬 사업을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조치를 조속히 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되는 듯이 보이기도 하나 결론은 간단했다. 『대한민국사』 편찬의 사실상 중단이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지난 1년간 별도의 기구까지 만들어 『대한민국사』(전10권) 편찬을 준비해왔다. 1946년 출범한 국사편찬위원회가 한국 현대사를 본격 조명하는 계획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소식이 일반에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달 말이었다. (중앙일보 1월 23일자 2면, 24일자 29면)



 첫 보도 당시 인터뷰에서 이태진 위원장은 “경제개발과 민주화 양쪽의 공과를 모두 따지면서 이념적 편향성을 극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이후 『대한민국사』편찬위원회는 이념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우파 성향의 단체에서 일부 편찬위원을 지목하며 ‘좌편향’이라고 공격하고 나섰다. 이때부터 『대한민국사』 편찬의 파행은 예고됐다.



 이같은 사태 전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20일의 편찬위원회 회의에서 제기되었다고 한다. 김희곤 편찬위원장은 “학문 외적인 압력이 심한 현 상황에서는 편찬위원들이 양심적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며 “우리는 국사편찬위원회의 주문을 받아 작업을 하는 한시적 기구로서 이런 상태에선 작업을 계속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국사편찬위원회에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작업의 중단이든 계속이든 최종 결정은 국사편찬위원회가 내리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년간 편찬 작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희곤 위원장은 “어느 정도 결과물이 쌓였을 때 공개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면서 “편찬위원 어느 한 사람의 주장을 싣는게 아니라 학계의 공통된 정설을 담기로 했었다. 하지만 현재로선 더 이상 진행이 힘들게 되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태진 위원장도 “대한민국 현대사의 공백을 메우는 일은 지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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