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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통상 업무 이관, 수요자 입장서 생각해야

김완순
고려대 명예교수
한국국제통상학회 명예회장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가 내건 선거 문구다. 소련 붕괴 후 걸프전 승리를 통해 세계 유일 초강대국의 입지를 굳힌 부시 행정부는 이 모든 정치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침체 국면의 경제와 높아지는 실업률의 부정적 영향을 극복하지 못했다. 결국 부시 대통령은 재선 실패라는 쓴 결과를 곱씹으며 백악관을 내줘야 했다.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가 과거 15년간 외교통상부가 맡아왔던 통상정책·교섭 기능을 지식경제부로 이관해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하기로 한 것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경제논리 중심의 통상정책을 기대하는 의견에서부터, 외교적 성향이 짙은 사안인 통상교섭 기능을 제조업을 전담하는 부처로 이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은 빌 클린턴이 주목했던 ‘문제의 핵심’이 아닐까. 통상업무의 실제 주체는 정부가 아니다. 외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 취업하는 사람, 그리고 개방된 기업환경을 맞이해야 하는 국내의 경제 주체가 통상업무 분야의 실질적 주인이며 핵심이다. 국가는 이들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반덤핑 조치에 대응하고 각종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는 등 대행자 역할을 할 뿐이다. 이 대행자가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정무적 해결방안에 빠져들 때 ‘협상을 위한 협상’ ‘부실한 국내 피해 대책’ 등의 비판을 받는다.



 지식경제부는 산업, 기업, 무역, 지적재산권, 외국인 투자 등 다양한 실물경제 측면을 다루는 경제부처며 항상 경제 주체와 밀접한 스킨십을 강조해 왔다. 지나친 대기업·수출위주 편향 정책이라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경부는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된 배경에는 자원외교, 기술 장벽 해소 등의 새로운 통상문제의 대응방안 모색, 상대적으로 후순위 취급을 받던 중소기업 등 취약 업종을 위한 피해대책 마련, 경제적 득실에 대한 전문적이고 면밀한 검토 필요성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아가 ‘문제의 핵심’인 수요자(경제 주체)와 긴밀히 연계된 통상정책을 정립하고자 하는 새 정부의 의지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유무역 기조의 확산 속에서 세계 각국의 통상정책은 점점 더 수요자 기반으로 변모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무역대표부(USTR), 상무부 등 수출 관련 6개 조직을 통폐합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것도 대외무역·통상 기능을 하나로 합쳐 수요자의 요구가 보다 신속히 정책으로 반영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신설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이 협상 체결 자체에 방점을 둔 것이 아니라 냉정한 경제적 득실 판단을 바탕으로 수요자의 의견을 듣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새기길 기대한다.



김완순 고려대 명예교수 한국국제통상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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