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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1000만 영화가 자꾸 나오면

이후남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해가 바뀌어도 극장가의 흥행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지난해 관객 1000만 명을 넘은 영화가 ‘도둑들’ ‘광해’ 등 두 편이나 나오더니 올해도 벌써 ‘7번방의 선물’이 1000만을 내다본다.



너나없이 경기가 어렵다, 장사가 안 된다는 마당이다. 영화라도 잘되는 건 반갑고 신통방통하다. 하지만 기자란 의문이 많은 부류, 낙관보다 비관이 먼저인 족속이다. 영화 관계자들에게 거듭 묻는 것도 그래서다. 기자=“영화가 너무 잘되네요. 이러다 다시 2006년처럼 되는 거 아닌가요.” 영화인 A=“그러진 않을 거예요. 워낙 힘들었던 걸 다들 기억하니까.” 영화인 B=“그렇게 되진 말아야죠. 신경 쓰고 있어요.”



 기억을 되짚자면 2006년 역시 겉보기엔 화려했다. 전년도 12월에 개봉한 ‘왕의 남자’와 7월 개봉한 ‘괴물’이 차례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실상은 달랐다. 이 해 연말 한국영화 투자수익률은 -24.5%. 전년도의 플러스에서 급전직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1000만 영화가 두 편이나 나온 2006년을 기점으로 깊고 긴 침체기가 시작됐다. 수익률은 2007년, 2008년 연달아 -40%대까지 떨어졌다. 침체를 가져온 원인은 이른바 ‘거품’이었다. 영화가 잘된다니 돈이 몰린 모양이다. 영화마다 제작비가 늘었고, 영화 편수는 더 가파르게 늘었다. 과잉투자 탓에 설익은 기획, 안이한 기획이 영화화됐다. 그런 영화들이 관객의 눈에 들 리 없다. 한국영화 관객수 전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의 상황은 그와는 다르다는 게 영화계의 분석이다. 지난해 장사가 잘된 건 1000만 영화 두 편만이 아니다. 400만 명을 넘은 영화가 7편, 100만~400만 명대 영화가 23편이나 나왔다. 속칭 초대박, 대박, 중박이 고루 나왔다는 얘기다. 특히 투자수익률이 2006년 이래의 마이너스 행진에서 탈출해 플러스로 돌아섰다. 전체 관객수는 전년보다 무려 20% 넘게 늘었다. 1인당 한국영화 관람횟수는 2006년의 2.0회를 정점으로 내내 이를 밑돌다 지난해 2.25회로 급반등했다. 최근 10년 새 최고 수준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12년도 보고서는 이렇게 결론 짓는다. “한국영화산업의 위기는 끝났다.”



 그렇다고 의문도 끝난 건 아니다. 2006년 무렵의 문제는 거품만이 아니었다. 지금도 계속되는 영화시장의 다양성 논란이 한 예다. 작은 규모로 개봉하는 영화를 보려면 하루 두 번쯤의 상영회차 중에, 그것도 꼭두새벽이나 심야 시간대에 극장을 찾아야 한다면 관객이 만족할 리 없다. 스태프의 처우도 있다. 영화 완성도에는 숙련된 스태프가 필수일 텐데, 대다수 스태프의 연평균 소득이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 미만이다. 이제 1000만 영화는 기적이 아니다. 얼마든 또 나올 수 있다. 그때마다 해묵은 숙제들에 대한 답을 영화계에 요구하는 소리도 커질 것이다.



이후남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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