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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학원가 진다지만…건재한 ‘대치동=사교육’

“사교육 1번지 옛말, 대치동 학원가 찬바람 쌩쌩.” “노량진 뜨고 대치동 진다.”

 지난해 말부터 각 언론에 등장한 대치동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대치동 학원가의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명 학원이 밀집한 대치4동에는 ‘임대’ ‘급매’를 써붙인 빈 점포가 눈에 띄게 늘었다. 인근 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학원 열 곳 중 서너 곳은 수강생이 부족해 휴업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치동 학원가가 흔들리는 주된 요인은 교육정책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사교육을 제한하는 정책과 외고 입시안 변화, 주5일제 수업 도입이 대표적이다. 수능이 쉬워지고 EBS 강의 연계율이 80%까지 오르자 수험생이 굳이 대치동 대형 입시 학원을 찾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외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도 마찬가지다. 2010학년도 외고 입시부터 교내 영어 성적만 반영되면서 대치동 학원의 매력이 뚝 떨어졌다.

 그렇다면 정말 대치동의 아성이 무너진 것일까.

 대치동 교육 관계자들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대형 입시 학원 수강생이 빠져나간 건 맞지만 대치동을 찾는 전체 학생 수가 준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샤론 코칭&컨설팅 대표 이미애씨는 “주기적으로 교육 정책과 입시 제도가 변하면서 뜨는 학원, 지는 학원이 서로 뒤바뀌는 부침을 겪기는 하지만 ‘대치동=사교육 메카’라는 공식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컨대 외고 입시안 변화 이후 대입 영어학원은 확실히 지는 분위기다.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논술을 구술로 대체하면서 대입 논술학원도 점차 ‘아웃’되고 있다. 그러나 뜨는 학원도 있다. 학원장 직강으로 내신을 중점적으로 관리해 주는 소규모 보습학원과 영재교육을 실시하는 수학·과학 학원들이다.

 자녀 교육을 위해 대치동에 입성하려는 부모는 여전히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에 입주한 주부 김모(45)씨는 “대치동 인근 아파트로 이사오려고 3개월 이상 기다렸다”며 “원룸이나 오피스텔 가격은 좀 내렸는지 몰라도 주요 아파트나 주상복합은 매물이 거의 없고 시세도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까다로운 입학 시험에다 레벨 테스트까지 하며 성적이 최상인 학생만 추려내 받는 대치동 학원의 콧대는 여전하다. 부모가 학원을 고르는 게 아니라 학원이 학생을 선택한다. 대치동에서 학습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정찬호 박사는 “대치동 학원은 도도하다”며 “초보 엄마나 학원 가서 뻣뻣하게 굴지 대치동 오래 살면 학원 가서 다들 굽실굽실한다”고 말했다.

 대치동 학원이 뭐가 다르기에 사람들이 계속 꾸역꾸역 몰려드는 것일까.

 학원 관계자들이 꼽는 경쟁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수준별로 세분화한 수업이다. 외국에서 10년 이상 살다 와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구사하는 학생은 대치동 이외 지역에선 비슷한 수준의 학생으로 이뤄진 반에서 공부하기 어렵다. 그러나 대치동은 이런 최상위급 레벨을 갖춘 학원이 즐비하다. 최상위권 학생일수록 대치동으로 몰리는 이유다. 대치동에선 학년이 아니라 학업 수준에 따라 반 편성이 되는 경우가 많다. 중1과 고1이 섞여서 수업 받는 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동네다.

 학부모 최모(43·서울 도곡동)씨는 “대치동 학원이 콧대만 높았다면 이렇게 오래 명성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른 지역 학원보다 학부모와 수강생의 요구를 잘 반영해 주는 유연함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유명한 학원도 학부모의 요청에 따라 서너 명만 모아놓은 소규모 수업을 흔쾌히 개설해 준다. 심지어 강사 1명이 학생 1명만 맡아 수업을 꾸려주기도 한다. 최씨는 “학원장 직강이나 스타 강사의 전담 관리 등 어려운 건의를 해도 학원에서 무시하지 않고 합의점을 찾아주기 때문에 학원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선생의 질도 우수하다.

 두 번째는 발 빠른 트렌드 따라잡기다. 입시 정책이 어떻게 바뀌든 가장 빨리, 최적화된 수업을 내놓는 곳이 대치동이다. 영재교육으로 유명한 T과학학원 임수현 강사는 “교육 트렌드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과 대응은 최고 수준”이라며 “생소한 융합 교육도 대치동은 이미 지난해부터 스토리텔링형 수학 수업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트로G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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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