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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따른 카멜레온 전략…8학군의 중심으로

1982년 대치동 은마아파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사진 한미사진미술관]


정부는 1970년대 강남을 개발하면서 도심에 있던 명문 학교를 대거 강남으로 옮겼다. 76년 경기고가 삼성동으로 이사온 데 이어 2년 후 휘문고가 대치동에 자리 잡았다. ‘교육 1번지’라는 대치동의 지금 명성은 이때 명문 고교가 입성한 덕분에 가능했다.

 앞서 74년 서울 지역에 고교 평준화를 도입할 당시엔 공동학군제가 있었다. 다니는 중학교와 가까운 곳에 고등학교를 배정받는 게 원칙이지만 인구가 적었던 도심 지역 고등학교는 거주지와 상관 없이 지원할 수 있었다. 그러다 80년에 공동학군제가 폐지되면서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 학교만 배정받을 수 있게 됐다. 당시 대치동을 포함한 강남구는 8학군에 속해 있었다. 신흥 부자가 몰려들던 강남 고교들이 신흥 명문으로 떠오르면서 ‘8학군’은 단순히 학군을 구분하는 용어가 아니라 경제력·교육열 둘 다 높은 계층을 일컫는 신조어가 됐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대치동은 강남 내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탄천과 양재천이 자주 범람해 때만 되면 우물제(祭)를 지낼 정도였다. 80년~90년대 초반 은마·청실·미도 등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허허벌판에 세워진 아파트촌에 불과했다. 89년 은마아파트 101㎡(31평형) 평균 매매가는 8700만원, 압구정 한양아파트 89㎡(27평형) 가격은 9000만원. 당시 대치동 집값은 강북에 있는 같은 평수 주택보다 더 낮았다.

 대치동의 ‘품격’에 변화가 생긴 계기는 94년 수학능력시험(수능)의 도입이다. 새로운 유형의 시험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학원의 도움을 받고자 했다. 때마침 많은 학원이 치솟는 압구정동의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대치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명문 학교와 싼 학원이 모여 있으면서 유흥업소 없는 주택가라는 점이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0년 4월 헌법재판소가 ‘사교육 금지정책’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고, 이듬해 수도권 신도시 평준화 결정 후 더 나은 학습 분위기를 찾으려는 학부모가 늘면서 대치동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후 대치동은 대한민국 입시 제도에 따라 움직이는 ‘생물’이 된다.

 2002학년도 수능은 “단군 이래 최악”이란 말이 나올 만큼 어려웠다. 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고, 대치동 학원가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일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2001년 11월 3억8000만원이던 은마아파트 115㎡(34평형)는 수능 후 4억2500만원으로 뛰었다. 그해 12월 말 정부가 2005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받는 새 입시안을 내놓자 과목별 심화학습 수요가 급증했다.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자 정부는 2004년 “내신 비중을 50% 이상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2008년도 대입제도를 내놨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내신관리 전문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논술학원이 급증한 것도 이 시기다. 대학마다 논술고사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2006년 무렵 대치동 골목엔 한 집 건너 하나꼴로 논술학원 간판이 걸려 있을 정도였다. 101㎡(31평) 은마아파트 매매가가 12억원대까지 치솟은 것도 이 무렵이다. 79년 입주 당시 분양가 2100여만원에 비해 60배 정도 오른 셈이다.

 2008년 이명박 정권 출범 후 수능 등급제가 폐지되고 논술 비중이 줄자 대치동에는 “다시 수능”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내신이 불리하다는 이유로 주춤했던 특목고 인기가 다시 살아나며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목고 준비 학원이 인기를 끈다. 국제중 추진 계획과 영어 교육 강화 방침이 맞물리면서 대치동 일대는 논술학원 자리에 영어학원이 채워졌다. 학사정관제 확대 실시 이후 1000만원을 호가하는 ‘맞춤형’ 학원도 속속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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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