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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70~80년대 재테크 수퍼스타가 돌아왔다

일러스트=이정권 기자, 김영희 (gaga@joongang.co.kr)




내달 6일 시행 … 사전 유치 경쟁 치열
은행 “가입시키고 보자” 예약 권유
금리 아직 비공개 … 연 4% 넘을 듯

‘완전 비과세 재형저축 18년 만에 부활’.



 19일 기자가 서울 강남의 한 은행에서 재형저축 상담을 요청하자 창구 직원은 이렇게 적힌 홍보 팸플릿부터 건넸다. 소득과 주거래 고객 여부를 확인한 직원은 “세금을 떼지 않고 금리도 일반 정기적금보다 훨씬 높다”며 미리 예약을 하라고 권유했다. “다음 달 정식으로 출시되면 다른 은행과 이자를 비교한 후 결정하겠다”는 기자의 말에 직원의 설득이 시작됐다. 그는 “출시일이 되면 가입을 희망하는 고객들로 줄이 길어져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미리 계약하면 복잡한 절차 없이 바로 통장을 손에 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근의 또 다른 은행 창구에는 ‘2013년 3월 6일 시행! 지금 서두르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판이 붙어 있었다. “다른 은행보다 금리가 뒤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 창구 직원은 재형저축이 출시되는 날 연락하겠다며 휴대전화 번호를 받아 적었다.



  재형저축 상품 출시를 앞두고 금융권의 유치 경쟁이 뜨겁다. 비과세에다 상대적인 고금리 혜택으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상품 출시 전부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재형저축에 들 수 있는 사람을 900만 명 이상으로 추정한다.



 적극적인 곳은 은행권이다. 재형저축으로 고객을 확보하면 펀드와 보험 등 다른 상품을 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일단 가입시키고 보자는 분위기다. 최소 7년 이상 불입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자금이 쉽게 빠져나가지도 않는다. 이에 은행들은 재형저축 가입자를 늘려 최근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에 따른 자산가들의 예금 이탈 충격을 상쇄하려 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영업점에 재형저축을 소개하는 안내문을 배치하고 ‘상담 전용 창구’를 운용하고 있다. 일부 지점에서는 지난 13일부터 예약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예약 및 거래신청서와 신분증 사본 등을 미리 받은 뒤 다음 달 상품이 나오면 바로 가입시키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주부터 ‘재형저축 사전 안내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상품이 나오면 재형저축 상품을 가입해 달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와 e메일을 발송하기 시작했다. 외환은행도 주거래 고객에게 SMS·e메일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문의하는 고객에게 세법 개정 내용과 함께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국민·하나은행 등도 조만간 가입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리를 두고서도 눈치 작전이 치열하다. 은행들은 가입 후 3년간은 ‘4%+α’의 고정금리를 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α’다. 기본적으로 같은 상품을 파는 것이므로, 결국 ‘α’를 얼마만큼 얹어주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초반에 붐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최소 연 4% 이상의 금리를 줘야 한다”며 “그렇다고 무작정 금리를 높게 책정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금리를 먼저 공개하면 다른 은행이 금리를 더 줄 것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운용사도 일전을 준비 중이다. 은행권의 재형저축에 대항하는 재형저축펀드(재형펀드)도 같은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재형펀드의 첫 출시를 위해 자산운용사가 금융감독원에 등록한 상품은 총 71개(23개 회사)에 달한다.



 재형펀드도 은행권의 재형저축과 마찬가지로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다. 금리가 확정되는 재형저축과 달리 운용 결과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연간 납입액(1200만원, 분기당 300만원) 한도 내에서 이자·배당 소득세가 면제된다. 하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재형펀드는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체 상품 중 채권혼합형(28)과 채권형(22개) 펀드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이미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고 있어 세제 혜택 매력이 부각되는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상품이 나온 채권혼합형은 국내·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자사의 모(母)펀드에 일부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는 ‘중수익-중위험’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팀 문만기 과장은 “재형펀드가 장기 상품임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성향의 주식형 펀드보다는 혼합형 펀드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 고 설명했다.



 삼성·한국투자·미래에셋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자사 간판 펀드를 재형저축 특성에 맞게 리뉴얼한 상품을 내놓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채권형의 경우 해외 이머징 채권이나 하이일드 채권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만 구성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해외채권형 펀드와 인컴펀드 위주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인 코리아컨슈머 펀드를 재형저축 가입자를 위해 채권혼합형으로 리뉴얼한 상품도 출시한다.



 주식형의 경우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주식형은 이미 양도소득에 대한 비과세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에 비과세 매력이 부각되는 해외 펀드를 선호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재형저축 펀드가 펀드 투자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혜택만 보고 재형저축 상품에 가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7년을 묵혀 둬야 하기 때문이다. 중도 해지하면 비과세 혜택은 사라진다. 또 한 번 가입하면 다른 금융사로 계약이전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신경 써야 한다. 재형저축은 가입 3년 동안만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그 이후부터는 금리가 변동된다. 가입한 지 3년이 지나면 고객에게 주는 이자가 금융사마다 달라진다는 의미다. 금감원 김경영 상품심사1팀장은 “단기적인 수익률만 볼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돈이 묶인다고 생각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윤창희·손해용·홍상지 기자

일러스트=이정권 기자, 김영희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서민의 재산 형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적립식 금융상품(예금·펀드·보험)이다. 올해 초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18년 만에 재탄생했다. 1976년 처음 도입돼 95년 폐지될 때까지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고금리로 일반 근로자·자영업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77년 한 해에만 가입자 100만 명, 계약금액 3300억원을 돌파할 정도였다. 당시에는 이자 일부를 정부에서 보전해주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금리가 일반 적금의 배가 넘었다. 일부 은행의 재형저축 금리는 연 3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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