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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B 출신 경제 투톱 박근혜노믹스 이끈다

박근혜 정부 경제팀이 윤곽을 드러냈다.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경제부총리 후보에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지명된 데 이어 19일 경제수석 내정자에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이 발탁됐다. 이들이 어떤 조화를 이뤄갈 것이며 향후 어떤 경제정책을 펼칠까.

 이는 현오석-조원동 관계를 보면 그 궁금증이 어느 정도 풀린다. 우선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충청도 출신의 KS 라인(경기고-서울대)’이다. 현 후보가 청주, 조 내정자가 논산 태생이다. 경제관료로서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경제기획원(EPB)에서 출발해 줄곧 거시경제를 담당했다. 1999년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에는 불과 두 달 겹칠 뿐이지만 경제정책국에서 국장과 심의관으로 함께했다.

 둘은 지금도 비교적 자주 만나는 사이다. 경제기획원 출신 모임인 경우회와 국책연구기관장 모임을 통해서다. 현 후보자가 KDI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조 내정자는 KDI 국제정책대학원 객원교수로 초빙되기도 했다. 현 후보자는 이 학교 총장이다. 김주훈 KDI 부원장은 “둘은 지금도 가끔 저녁도 먹고 자주 교류하는 사이”라며 “평소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는 조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재정부 관료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주형환 차관보는 “둘 다 합리적인 스타일인 데다 서로를 아주 잘 안다”고 말했고, 최종구 국제경제관리관은 “경제정책 라인에 줄곧 있었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일처리 방식에 있어서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현 후보가 분석을 통해 현상을 짚는다면 조 내정자는 확실한 진단을 내리는 식이다. 현 후보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방점을 두는 학구적 스타일이라면, 조 내정자는 “무엇을 할 것이냐”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관료로서 감독관 타입이다. 한 전직 재정부 차관은 “예를 들어 미국 재정위기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면 현 후보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답하지만, 조 내정자는 ‘해결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답변한다”고 표현했다. 특히 조 내정자에 대해 “돌직구처럼 할 말을 한다”라거나 “성과 지향적이어서 수단을 안 가리고 한다”는 평이 나돌아 새 정부 경제팀에서는 경제수석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조 내정자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경험과 아이디어가 풍부해 관가에서 능력 있는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강봉균 경제수석이 조 내정자를 청와대 행정관으로 콕 찍어갔을 정도였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한덕수·권오규 부총리로부터 거듭 신임을 받아 19개월간 경제정책국장을 맡았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정운찬 총리 밑에서 국정운영실장과 사무차장을 거치면서 국가 운영 전체를 아우르는 경험도 쌓았다. 조세연구원장을 맡은 뒤에는 활발하게 조세와 재정에 대해 연구하고 정책을 제안했다. 이런 경험들은 현 후보를 보완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 후보는 관직을 떠난 뒤에도 경제정책 분야를 떠나지 않았지만 관료 공백이 있어 조 내정자만큼 행정 경험이 풍부하지 않다.

 이처럼 현오석-조원동 경제팀은 공통점이 많으면서도 일처리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초기 경제정책에는 한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둘 다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은 성장론자들이어서 거시정책 수립에 호흡을 맞출 것이라는 예상이다.

새 정부 들어 경제기획원 관료의 약진은 이명박 정부 시절 강만수·윤증현·박재완 재정부 장관 모두가 재무부 출신들이었던 점과 크게 대비된다.

세종=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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