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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빵’해도 정학

#1. 지난달 미 펜실베이니아의 한 유치원. 다섯 살 여자 어린이가 친구들에게 “내가 헬로키티 총을 가져와서 쏴볼게”라고 말했다. 이 아이가 말한 총은 고양이 캐릭터가 그려진 분홍색 비눗방울 총이었다. 그런데 유치원은 다음 날 이 아이의 부모를 불러 10일 정학 처분을 통보했다. 아이가 ‘테러 위협’을 가했다는 것이 징계 사유였으며, 학교는 정신 감정을 받으라는 처분까지 내렸다.



미국 학교들 총기 과민증
샌디훅 참사 이후 ‘무관용’ 논란
5세 아이 “비눗방울총 쏴볼게”
테러 위협 간주해 정신감정 처분

 #2. 이달 초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느닷없이 경찰이 들이닥쳐 열 살짜리 남학생의 배낭을 뒤졌다. 수색 결과 장난감 총이 발견됐고, 경찰은 이 학생을 체포했다. 이 남학생은 전날 스쿨버스에서 바지 앞 주머니에 꽂은 장난감 총을 친구에게 보여줬다. 이 소식을 들은 학교 측이 경찰을 부른 것이었다. 이 소년은 구치소에서 하루를 보낸 뒤 무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지문과 사진 등 소년 범죄 기록이 남았고, 보호관찰관의 감시를 받게 됐다.



 최근 미 정부가 총기 규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당국이 장난감 총이나 ‘상상의 무기’를 가지고 노는 어린이들에게도 정학 등 징계 처분을 내리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무장괴한의 총기 난사로 어린이 20명이 숨진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 참사 이후 학교 안전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는 있지만 ‘무관용’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반론도 거세다.



 8일 버지니아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의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남학생은 친구와 사냥놀이를 하던 중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쏘는 척했다가 정학을 받았다. 이는 실제 무기를 학교에 가져온 것과 똑같은 처분이었다. 콜로라도에서는 유치원에서 5cm짜리 레고 총을 들고 친구와 놀이를 하던 5세 남자 어린이가 방과후 수업 과정에서 퇴출당했다.



 학교 당국은 “실제이든 상상이든 학교 내 어린이와 교사가 위협으로 느낄 수 있는 잠재적 요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AP통신은 최근 일련의 정학사건들로 인해 무관용 정책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고 설명했다. 학교 현장의 무관용 원칙은 학교에 무기를 가져온 학생은 무조건 1년 이상 정학시키도록 한 1994년 연방법이 근거가 됐다. 무관용 원칙은 기본적으로 사소한 범죄나 무질서를 방치할 경우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학생들이 가벼운 잘못을 저지르고도 가혹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AP의 설명이다.



 AP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무관용 원칙 적용이 학교 안전에 기여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며 “학교장 재량권을 인정한 연방법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면하기 위한 교사들의 과잉대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런 징계 처분은 영구 기록으로 남고, 해당 학생들은 문제아로 낙인찍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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