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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수출 활성화하려면

줄기세포 치료제 수출과 판권 협상을 위해 세계 각국을 누비다 보면 새삼 우리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과 바이오 기업들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외국의 보건 당국 및 제약회사들과 미팅을 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많은 국가에서 우리나라의 임상시험 결과와 그에 따른 식약청의 허가 결정을 매우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 식약청의 허가 기준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못지않게 엄격하며 국내 바이오 제약사들의 임상시험 수행 능력도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의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와 자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모두 개발하면서 상업화에 앞서가고 있는 한편, 식약청에서도 의약품 분야 국제 협력 및 해외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 개발 분야는 국제조화회의(ICH) 소속 국가들, 즉 의료 분야 선진국이 각종 규정이나 허가 기준 등을 마련하며 이를 바탕으로 회원국 간에 임상시험 결과를 공유하고 서로 인정해 주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ICH의 운영위원회(Steering Committee)에 소속되지는 않았지만 소위원회인 GCG(Global Cooperation Group)에서 나라별 규제 기준의 국제 조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포 치료제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ICH 산하의 ‘세포 치료제 국제조화협의체’에서 진행하는 회의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협의체에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일본·캐나다·호주·싱가포르 등이 속해 있다.

또한 제3세계 국가에서의 인허가 신속화를 위해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각종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바이오뿐 아니라 제약사들의 해외 진출도 한결 쉽고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청의 이 같은 활동에 늘 감사의 뜻을 가지고 있음은 물론이나, 이와 더불어 바이오 기업의 경영자 입장에서 몇 가지 더 바라는 것이 있다.

일부 ICH 비회원국은 규제기관 간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상호 임상시험 및 품목허가 결과를 인정해 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의약품 임상시험 인증에 대해 다른 나라와 호혜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는 의약품 분야에서 외국 규제기관과 협약 필요성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바이오 분야는 우리나라가 선두권에 있기 때문에 오세아니아·북중미·동남아시아 등 기술력이 높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충분히 상호 신뢰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순차적으로 여러 국가로 확대하면 국내 임상시험 결과를 외국 보건 당국에서 인정받는 과정이 훨씬 수월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우리나라 세포 치료제 규정에 대한 국제 홍보다. 일부 국가는 아직 세포 치료제에 대한 기준이 없거나 우리나라 식약청의 허가 기준 수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가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서를 검토조차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인드라인의 영문화와 각국 규제 당국자 간의 교류를 통한 적극적인 규정 소개가 필요하다. 이는 선진국에는 문호를 쉽게 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후진국에는 우리나라 규정과 제도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된다. 따라서 해외 진출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바이오 분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PIC/S와 유사한 국제기구에 가입해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바이오 분야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거나 국제 여론을 이끌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인허가 간소화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바이오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새 정부에서는 식약청을 ‘처’로 승격시키고 더 많은 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바이오 분야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식약청의 파격적이고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기업들도 연구개발과 해외 마케팅에 전력을 다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양윤선 서울대 의대를 나와 성균관대 의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2000년 바이오 벤처 메디포스트를 설립해 세계 처음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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