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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홀린 10년…발품으로 쓴 음식 보고서

음식강산 1, 2

박정배 지음, 한길사

422쪽, 392쪽

각 1만8000원




메밀막국수가 알고 보니 생각보다 복잡하다. 태백산맥의 동서가 다르고, 같은 영서라도 남과 북이 다르다. 춘천은 동치미육수에 하얀 속메밀면이 중심이고, 원주는 겉메밀을 섞어 면이 상대적으로 검고 고기육수를 쓴다. 영동은 영서보다 겉메밀이 많이 들어간다.



 양양에서 주문진에 이르는 지역은 간장육수가 특색이다. 막국수는 1970년대 들어 전국에 알려지는데, 73년에 마지막 화전민이 산을 내려오고, 그 즈음 북한강 수계의 댐 공사에 일꾼들이 몰려들고, 제대한 군인들의 입소문이 퍼지며 그리 됐단다.



 가히 한국 음식문화 현장보고서라 할만하다. 저자는 10년 넘게 음식동네를 섭렵하고 온전히 2년을 버스를 타거나 걸으며 취재했다. 오늘의 우리 대표 음식과 그 뿌리를 종횡으로 다룬다. 식재료와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 소문난 밥집에 이르기까지 음식의 탄생과 소비의 과정을 촘촘하게 기록했다. 동해최북단 저도어장에서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구석구석을 훑었다.



 봄이면 문어를 따라, 여름이면 냉면에 빠져, 가을이면 전어에 홀려, 겨울이면 굴을 찾아 전국을 6바퀴 정도 돌았다. 정보가 생생하고 현장의 목소리가 살아있는 이유다. 경북 죽변항에서는 ‘어부 현종’ 김광식씨에게 좋은 해산물 고르는 방법을 배우고, 전남 흑산도에 가서는 김영순 씨의 홍어 인생을 듣는다. 이 과정에서 현존하는 냉면집 중 가장 오래된 이름은 대구에 있는 ‘안면옥’이고, 백령도에 가면 까나리액젓을 쓰는 해주식 냉면을 먹을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백석 시인은 가자미를 좋아했고, 김구 선생은 평양냉면을 좋아했단다.



 취재가 없을 때는 국회도서관에 틀어박혀 옛 문헌을 뒤지며 음식의 뿌리를 찾았다. 모두 다섯 권짜리 기획이다. 해물과 국수를 다룬 두 권이 먼저 나왔다. 대구·장어·홍어·꼬막·굴부터 고기국수·짜장면·밀면·냉면·칼국수까지 누구에게나 익숙한 음식을 다룬다. 후속편은 육고기·김치·술이다. 전문가들의 성에 차지 않을 수 있으나 일반인에게는 음식입문서로 손색없다.



 지금 어디에 뭐 먹으러 가면 좋을까요. 저자에게 전화해서 속물적인 질문 하나 했다. “겨울 가기 전에 진해 용원항에 가서 대구를 만나세요. 봄 오는 길 강원도에 가 막국수를 드셔도 좋지요.” 수온이 15도로 오르기 전에 구룡포에서 돌문어를 먹을까 했는데 발길을 돌려야겠다.



안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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