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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과징금으로 ‘소비자보호기금’ 추진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기업들이 내는 과징금의 일부를 떼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기금을 만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공정위 “새 정부 출범 후 부처 협의”
과징금의 10% 정도 적립 검토
작년 철강업체 등 부과액 1조 넘어
시장 감시, 소비자 권익 증진 기대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15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사항인 ‘소비자보호기금’을 만드는 데 기업들의 부당 거래행위 등에 부과되는 과징금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 담합을 비롯한 기업들의 부당 거래행위는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며 “따라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거나 예방하는 사업에 과징금을 사용하는 것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은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해 12월 초 “경제적 약자에게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경제민주화를 추진하겠다”며 “소비자 권익증진을 위해 소비자보호기금을 설립하고 소비자 피해구제 명령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정위는 내부적으로 과징금의 10% 정도를 떼서 소비자보호기금으로 적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정위가 거두는 과징금 규모는 연간 수천억원에 달한다. 공정위는 기업들의 가격·입찰 담합에 대해 관련 매출액의 최대 10%, 계열사에 대한 부당 지원은 위반액의 최대 80%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지난해에는 ‘경제민주화’와 ‘공정사회’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공정위의 불공정 거래 조사가 강화돼 과징금 부과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강판 가격을 담합한 7개 철강업체는 모두 합쳐 291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고, 4개 식품업체도 라면 값 담합에 대해 1354억원의 과징금을 냈다. 현재 공정위의 과징금 수입은 전액 국고로 들어간다.



 소비자기금이 조성되면 소비자단체의 시장·가격 감시 활동과 소비자 교육·정보 제공 등이 활발해져 소비자 권익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공정위는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사업자들이 서로 짜고 제품 가격을 올리기가 어려워져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현재 공정위는 기업의 위법 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소비자단체가 피해자들을 모아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피해자 모집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안에 소비자거래법 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표시광고법·약관법 등 소비자 관련 법 조항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업체의 부당행위를 집어내 제재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의 신속한 구제를 위해 동의의결제의 적용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동의의결제는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구제·원상회복 조치를 취하는 경우 공정위가 정상을 참작해 사건을 덮어주는 제도다. 하지만 사업자가 자진 시정하지 않을 경우엔 공정위가 피해구제를 명령하고 처벌도 강화하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고형석 선문대 법학과 교수는 “경제발전과 소비자보호는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같이 가는 개념”이라며 “과징금을 활용한 소비자기금 조성은 소비자나 사업자에게 직접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국가 예산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과징금의 몇 %를 적립할 것이냐를 논하기에 앞서 기금의 조성 목표액을 정하고 세부적인 사업·운영계획 등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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