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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되겠다”는 공대생 3%뿐

지식경제부 자동차·조선과의 A사무관은 조선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전문가다. 선박용기계공학을 전공하고 1991년 7급 공무원으로 특채된 뒤 2004년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지난 10여 년을 그는 굵직굵직한 조선 관련 국가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내친 김에 2009년에는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기관 승진은 감감무소식이다. 문과를 전공한 고시 출신들이 그에 앞서 승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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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공계 출신들은 여전히 한국에서 ‘찬밥’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공대를 졸업한 기업인·교수·엔지니어들의 모임인 공학한림원이 작성하고 본지가 단독 입수한 ‘2012 공학기술계 우수인력양성을 위한 조사 결과 종합보고서’가 내린 결론이다. 공학한림원은 지난해 11월 공학계 리더 10명과 산업계 종사자 183명, 공대학생 196명, 공학한림원 회원 151명 등 총 540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와 e-메일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에 따르면 ‘(이공계열 출신은)노력에 비해 사회적 대우가 좋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절반(51%)을 넘었다. 반면 ‘좋은 편’이라는 응답은 12.5%로 현저히 낮았다. ‘중간 수준’이란 응답은 35.8%였다.

이공계가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큰 한편으론 의사·법조인 등 자격증을 가진 전문직종과 비교해 사회적 지위가 크게 떨어진다는 피해 의식도 강했다.

 ‘한국에서 어떤 직업이 대우받나’라는 질문에 대해 법조인(35.7%)이 가장 많았고, 의사·한의사(14.9%), 고위공무원(14.0%), 정치인(13.6%), 기업인(8.5%) 등이 뒤를 이었다. 과학·공학자(엔지니어)는 1.3%에 불과했다. 공대생들이 갖고 싶은 직업 순위도 의사 및 한의사(15.8%)가 가장 많았고, 공무원·금융인(각 11.7%)이 뒤를 이었다. 과학·공학자는 3.1%에 그쳤다. 그럼에도 응답자들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직종’ 1위로 과학·공학자(68.1%)를 꼽았고 ‘미래 비전 있는 직종’ 1위 역시 과학·공학자(47.4%)라고 답했다.

 이공계 출신 간 세대 차이도 존재했다. 50, 60대 공학계 리더들은 이공계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헝그리 정신에 입각한 끊임없는 문제해결 의지’를 강조한 데 비해 공대 재학생들은 ‘창의성’에 무게를 뒀다.

 공학계의 오피니언 리더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KT 송정희(55) 부사장은 여전한 이공계의 소외감 극복을 위해 “기술의 가치를 더 알아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이 국가 발전과 삶의 가치를 떠받치는 핵심 요소라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이공계 출신에 대한 인식도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현순(63) 두산인프라코어 자문은 “(안정적인 직업을 최고로 치는) 엄마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공계 출신이 국가 정책 수립에 관여하는 분야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윤종용(69) 국가지식재산위원장은 “제대로 정책 지원을 받으려면 진작부터 공학계 내부에서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 통합인재를 키웠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준양(65) 포스코 회장은 “앞으로 숲과 나무를 모두 볼 수 있는 문리 통섭형 인재가 많이 배출돼야 한다”며 “포스코도 통섭형 인재를 우대하는 인사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범(64) 경영자총협회장은 “쫓아가는 연구개발(R&D)에서 앞서 가는 R&D로 바뀌고 있는 만큼 이공계 교육에 창의성이 강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우·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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