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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살할까 … 심리적 부검 첫 실시

부산에서 직업이 없고 허름한 옛 도심에 사는 50대 남자가 자살을 많이 하는 유형으로 조사됐다. 또 설·추석이 있는 2, 9월의 자살률은 낮다. 하지만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을 경우 집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는 경우가 많다. 부산시 자살예방센터가 부산지검의 협조를 받아 2010년 부산지역 자살자 835명을 정밀 분석한 결과다.

 부산시와 부산지방경찰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자살을 줄이기 위한 ‘심리적 부검’에 들어간다”고 13일 밝혔다. 자살 원인·유형 등을 분석해 예방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시와 경찰은 이달 초부터 부산 동부·서부경찰서에서 실제 자살사건을 대상으로 심리적 부검을 시범운영해 왔고, 문제점을 보완해 부산 전역으로 확대했다.

 심리적 부검은 1980년대 세계 1~2위의 자살률로 골머리를 앓던 핀란드가 처음 도입했다. 그 결과 86년 인구 10만 명당 30.3명이었던 자살률이 지난해 17.3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김종윤 부산시 건강증진과장은 “부산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000년 13.7명에서 2011년 28.6명으로 증가했다”면서 “자살 예방을 위한 기본 데이터를 수집하고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 심리적 부검을 한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앞으로 자살자가 발생하면 경찰과 16개 구·군 보건소가 ‘심리면담 조사표’를 활용해 먼저 유가족 등을 조사한다. 조사표에는 성별과 나이, 주거형태, 학력, 결혼 여부, 종교, 소득수준, 자살 원인 및 방법, 병력 등 26가지 항목이 들어 있다. 김철권 부산시 자살예방센터장은 “낮 일과시간에는 수사관 입회하에 관할 보건소 정신보건전문요원이, 일과 후에는 담당수사관이 조사표를 작성해 보건소 정신보건센터에 전달한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은 자살자 중 주소지가 부산으로 돼 있거나 유가족의 주소가 부산인 사람으로 한정한다. 그러나 유가족이 부산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유가족 동의가 있으면 심리면담 조사표를 작성한다.

 이렇게 모인 조사표는 자살예방센터로 보내진다. 센터는 이를 토대로 자살고위험군의 계층과 심리적 환경, 시기 등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지역·계층·나이별 자살예방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 자살 예방 대책으론 정기적 상담과 교육, 복지혜택·일자리 제공 같은 경제적 지원책 등이 검토되고 있다.

 김종윤 과장은 “심리적 부검은 자살한 사람의 유가족이나 친지 등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시민 협조를 당부했다.

한편 한국은 2004년 자살예방대책 5개년 계획을 세웠으나 실패로 끝났다. 목표는 5년간 자살률을 20% 가까이 줄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04년 인구 10만 명당 23.7명이던 자살률은 2009년 31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이 때문에 핀란드가 도입해 성과를 본 심리적 부검 도입이 대안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위성욱 기자

◆심리적 부검(psychiatric autopsy)=자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전문 상담요원이 자살자의 유가족이나 친지 등을 만나 심층 면접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상담 요원은 고인의 일기나 유서 등 개인적인 기록과 병원의 의무 기록, 검시관의 소견 등을 수집해 자살 원인을 찾게 된다. 자살원인을 근거로 예방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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