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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소규모 협동조합 키운다”

스페인의 명문 축구단 FC바르셀로나, 선키스트, 서울우유, 농협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협동조합이라는 점이다. FC바르셀로나는 팬 19만여 명이 가입비를 내고 조합원이 돼 구단주를 스스로 뽑는다. 1893년 설립된 선키스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애리조나주에서 활동하는 감귤 농가 6000여 곳이 꾸린 조합이다.

 인구 42만 명이 사는 이탈리아 볼로냐에는 협동조합 400여 개가 활동 중이다. 이곳에선 주민들의 일상이 조합을 통해 이뤄진다. 협동조합을 줄인 이탈리아어 ‘콥(coop)’으로 장을 보러 가고, 노동자협동조합 ‘카디아이’ 등 5개 조합이 함께 만든 유치원에 아이를 맡긴다. 볼로냐의 1인당 국민소득은 5만 달러 이상인데, 지역 경제 활동의 45% 이상을 협동조합이 담당한다. 이 지역의 실업률(6.4%)은 이탈리아 전체(10.6%)에 비해 낮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진국에서 다양하게 선보여온 협동조합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섰다. 13일 ‘협동조합 활성화 기본계획’을 발표한 박 시장은 “협동조합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만 2022년까지 협동조합 8000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농협 등 대규모 협동조합만 있던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서 지자체별로 설립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기본법은 5명 이상이 모여 신고만 하면 누구라도 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주식회사의 주인이 투자자인 것과 달리 협동조합은 구성원이 공동 주인이 되고 출자액이 달라도 1인 1표 의결권을 행사하는 형태다.

 서울시는 외국 사례를 보면 협동조합의 경우 경제 위기가 와도 해고를 자제하고 임금을 줄여 고용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 시장은 “중산층의 몰락은 민주주의의 위기이자 많은 정치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며 “공동육아조합이나 비정규직조합 등 ‘착한 조직’을 통해 안정적인 사회안전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는 조합 설립에서부터 마케팅 등을 돕기 위한 상담과 교육, 컨설팅을 제공하기 위해 5월부터 협동조합 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한다. 공동육아·장애인 돌봄 서비스·전통시장 및 소상공인·어르신 일자리 창출 등 공공성이 강한 7개 분야에서는 성공 모델을 만들기로 하고 심사를 거쳐 임대 보증금 최대 1억원, 사업비 최대 8000만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만 예산 86억원을 협동조합 지원에 투자한다. 박 시장은 “서울시와 산하기관이 협동조합의 생산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협동조합 형태로 창업한다고 시가 무조건 예산을 지원하는 게 아닌 데다 이윤 창출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접근해선 곤란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설경 아이쿱협동조합서울협의회 이사장은 “5명 이상 모이면 무조건 돈을 주는 것으로 오해하는 이가 많다”며 “출자금으로 어느 정도 고생할 각오를 해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탁·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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