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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 강제로 일 시키지 말라

영국에서는 노동 가능 인구의 약 8%인 250만 명가량이 실업수당을 받는다. 실업자 중 24세 미만은 매주 56.25파운드(약 9만5000원)를, 25세 이상은 71파운드(약 12만원)를 받는다. 일자리는 점점 줄고, 단순 기능직 임금 수준도 낮아지다 보니 이 수당에 안주하며 무위도식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2년 전 실업자들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는 제도를 도입했다. 근로 의욕을 되찾도록 하고 일 경험도 쌓게 한다는 취지다.



영국 의무 근로제 법원이 제동

 그런데 이 제도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 런던 고등법원은 12일 대졸 실업자 케이트 레일리(24)와 전직 대형 화물차 운전자 제이미 윌슨(40)이 제기한 소송에서 영국 정부의 실업자에 대한 근로 강요는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초법적 행정 조치라고 판결했다.



 지리학을 전공한 레일리는 2011년 11월 구청으로부터 수퍼마켓에서 2주 동안 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대학 졸업 뒤 직장을 구하지 못해 동네 박물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차였다. 레일리는 무보수로 상점의 물건을 정리하고 청소를 해야만 했다. 그 뒤 레일리는 “강제 노역으로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소송을 냈다. 윌슨은 가구 공장으로 배치됐다. 그는 일을 거부해 실업수당이 박탈되자 레일리의 소송에 가세했다. 두 사람은 수퍼마켓 청소와 가구 닦는 일이 취업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지난해 1심 재판에서는 의무 근로 제도의 필요성이 인정돼 레일리와 윌슨이 패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실업자에게 조건 없이 수당을 주도록 돼 있는 법을 바꾸지 않는 한 강제 노동을 시켜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영국 정부는 법을 고쳐서라도 실업자들의 의무 근로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무위도식 기간이 길어지면 영구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실업자들은 수퍼마켓에서 무상으로 일한 레일리의 사례에서 보듯 의무 근로가 업체들의 정식 직원 채용을 줄이는 역효과를 낸다고 주장한다.



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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