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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방송정책 분리 … 우려 확산

이계철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왼쪽)이 지난 1월 18일 서울 세종로 방통위 사무실에서 열린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련한 방송정책 분리안은 종전 방송통신위원회가 갖고 있던 견제 기능을 분산시켜 방송정책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심의·제재 기능의 부실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을 제외한 방송 관련 업무를 방통위에서 미래창조과학부(신설 예정)로 이관할 경우 전문성이 떨어지고 견제장치조차 사라져 혼란을 겪을 것이란 얘기다. 이 같은 인수위의 안은 방송통신 융합에 대한 이해부족이 낳은 결과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특히 인수위 안이 특정 대기업에만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인수위 안을 입안한 인사들이 ‘중소기업 우선 정책’을 강조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뜻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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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 프로그램공급자(PP)에 대한 특혜 우려=인수위는 “방송산업은 진흥의 대상”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PP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방통위의 규제 대상에서 배제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특정 대기업 PP에 대한 특혜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 공급 시장의 23.4%, CJ E&M은 PP 시장의 26.2%를 점유한 ‘미디어 공룡’이다. 영화 배급 점유율은 27.2%에 달한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은 “이번 인수위 개정안은 막강한 힘을 가진 일부 대기업 PP에 일방적 지원만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특정 기업이 미디어 토양 자체를 황폐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도 “인수위의 구상은 특정 대기업을 미디어 시장의 지배자로 키워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도 시장 왜곡을 우려한다. SO의 한 관계자는 “미래부가 사업 육성 쪽에 치중하다 보면 시장과 강자의 논리에만 치우치게 된다”고 말했다.

 ◆“방통 융합에 대한 몰이해”=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예컨대 한 가지 콘텐트가 케이블을 이용하는 케이블 TV, 인터넷망을 통한 IPTV, 인공위성을 활용한 위성방송 등을 통해 방송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상 방송과 통신의 구분이 없다는 얘기도 된다. 하지만 인수위는 상황이 이런데도 프로그램공급자인 지상파·종편 영역과 일반 PP를 따로 구분해 지상파와 종편은 방통위에서, 일반 PP는 미래부에서 정책을 담당하는 안을 만들었다. 계명대 이상식 교수는 “매체 간의 규제를 방통위와 미래부로 나누는 방식의 이원화는 문제”라며 “당장 보도 PP 등은 같은 케이블 채널인데도 CJ 등과 달리 방통위의 규제를 받게 돼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 방송인은 “통신의 산업논리를 공익 성격이 강한 방송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통위가 갖던 견제 기능 상실=합의제 기구인 방통위에서 장관 한 명이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부처로 방송 업무가 옮겨가는 경우 방송정책에서 중요시됐던 견제 기능이 상실된다는 점에서 야당과 학계가 반발하고 있다. 방송정책이 미래부로 이관되면 의사결정 구조까지 미래부 장관이 정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 의사결정 방식을 규정하는 시행령은 각 부처에서 만들어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치면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문방위 간사인 유승희 의원은 “미래부 장관이 방송을 관할하면 대통령의 명을 그대로 따르는 장관의 사인 하나로 전체 방송정책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며 “선진국 중 방송정책을 비합의기구가 관할하는 곳은 없다”고 주장했다. 선문대 황근 교수도 “방송정책은 집권당의 일방적인 몫이 돼서는 안 된다”며 “공공재인 방송은 효율성뿐만 아니라 합의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둘로 찢어진 방통위=인수위 안이 발표되자 방통위는 두 기류로 나뉘었다. 현재 방통위의 과거 정보통신부 출신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정통부 출신 인사는 “방송 콘텐트를 비롯해 최대한 많은 기능을 미래부로 가져가서 확실하게 ICT의 전담부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옛 방송위원회 출신 직원은 “현재 방통위는 정통부 출신이 득세하는 바람에 방통위란 조직과 위상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미래부로 갈 정통부 출신들의 자리 만들기에 더 급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방송인데도 통신과 연관된 케이블TV와 IPTV 등을 뚝 잘라 미래부로 가져가는 식의 구분은 코미디 같은 얘기”라고 덧붙였다. 조재구 미디어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정부조직 개편을 정통부 출신이 잘돼야 하는 기회로만 여기고 계속 땅따먹기만을 하려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성희·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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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