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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거미줄 ― 달마는 왜 동쪽으로 왔는가

거미줄 ― 달마는 왜 동쪽으로 왔는가 - 최동호(1948~ )

아침 산보길

매미 소리 하얀빛을 뿌리며

짙푸른 여름 나무둥치 속으로 파들어가는데

거미는 없고 거미줄에서

퍼덕이다 부서진 나비 날개를

우연히 발견한다


어젯밤 꿈속에서

몸부림치던

어깨쭉지가 아니었을까

공연히 나의 팔을

허공에 휘저어보는

아침 산보길의 뭉클한 흙 냄새

시 읽기의 즐거움은 대개 발견과 깨달음에서 온다. 시인은 매미 소리 가득하고 초록이 짙푸른 여름 숲의 아침산책길에서 거미줄을 발견한다. 거미 없는 그 거미줄에서 나비의 날개를 발견한다. 지난밤 나비는 살기 위해 날개를 퍼덕이며 몸부림쳤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거미줄은 더 옥죄어 오고 온몸에 감겨 마침내 부서진 날개만 남은 죽음. 문득 시인의 생각은 부서진 그 날개가 지난 밤 꿈속에서 몸부림치던 자신의 어깨쭉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데 미치게 되고 공연히 팔을 허공에 휘저어 본다. 몸부림치다 거미줄에 옥죄어 부서진 ‘나비의 날개’와 허공 속에 휘저어 본 온전한 ‘나의 팔’이 같은 존재일 수 있다는 윤회의 불가적 상상력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깨달음이 동전의 양면 같은 삶과 죽음을 깊이 성찰하게 해준다. 거미줄 속에 부서진 죽음이 아닌 공연히 허공에 팔을 저어 보는 살아 있는 아침 산보길의 흙냄새가 뭉클하다. [곽효환·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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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