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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동기 90%를 루저로 만들면 …”

직장인은 항상 고민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진정 원하던 일인가, 내가 정한 목표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만약 이 회사에서 잘리면 뭘 해야 하나 …’ 등등.

 KT에는 이 같은 고민에 대해 일대일 비밀 상담을 해주는 사내 커리어(Career) 코치가 있다. 회사 내에서 ‘정 코치’로 불리는 정연식(43·사진) 차장이다. 커리어 코칭은 재직자를 위한 미래 설계 프로그램의 일환. 정 차장은 2009년 이 임무를 하러 계약직으로 선발됐다가 지난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동기 중에 10%만 팀장이 된다고 치면 나머지 80∼90%를 루저(Loser)로 만들면 조직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각자 자신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분명히 따져서 자기 나름의 삶을 선택하게 해줘야 합니다.”

 정 코치는 지난 3년간 KT 직원 3만2000여 명 중 10%에 가까운 3000명에게 경력 관리 컨설팅을 해줬다. 한 달에 50명 정도를 만난 셈이다. 직원들에게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부서를 찾아주는 일도 맡고 있다. 또 정년을 앞둔 직원이 퇴직 후 창업에 관심이 많다면 4박5일의 사업화 프로그램을 알선하기도 한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 같은 커리어 코칭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다. 김상효 KT 인재경영실장은 “사내에 정규직으로 커리어 코치를 두고 있는 경우는 KT가 유일하다”며 “외부에 맡겼을 때보다 직원들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전자에서도 벤치마킹을 했다”고 말했다.

 최근 정 코치를 만나기 위해 근무처인 서울 교대역 인근의 KT센터를 방문했더니 마침 40대 초반의 매니저와 상담 중이었다. 다른 회사에 있다가 경력직으로 채용된 A씨는 조직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정 코치는 A씨에게 “회사 적응 기간을 길게 가져가되 45세가 되기 전에 관련된 자격증 2개를 따보자”며 “하루에 자기만의 시간을 1∼2시간 가지면서 자기 계발을 하라”고 조언했다. 경영학 석사(MBA)에 대해서는 “임원이 되고 싶으면 시급하게 해야 하지만, 전문가의 길을 원한다면 천천히 생각해도 될 문제”라고 충고했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커리어 컨설턴트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톨릭대 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친 정 코치는 이후 코오롱 인재개발센터에서 12년 동안 근무한 뒤 2009년 KT에 들어왔다. 그는 “여성 직원들은 커리어와 자녀 양육 면에서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점심 시간을 이용해 이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더니 ‘아줌마 팬’이 많아졌다”고 웃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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