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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참사는 진행 중 …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이동우 부상자 대책위원장이 11일 사고 현장인 중앙로역 ‘통곡의 벽’을 돌아보며 울먹이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에서 주차관리원으로 일하는 곽시환(47)씨의 원래 직업은 레스토랑 조리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요리를 할 수가 없다. 폐쇄된 공간에서 불길이 확 이는 것만 봐도 공포에 사로잡히고 숨이 가빠 오기 때문이다. 이 모두가 10년 전 그날 하루 아침에 생긴 일이다.

 곽씨는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생존자다. 곽씨가 겪고 있는 고통은 심리적, 정신적 후유증에만 그치지 않는다. 후두가 좁아지는 협착증세로 두 차례 수술을 받고 장애인 판정을 받은 그는 지금도 통증과 기침, 호흡곤란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람이 많은 실내나 먼지가 날리는 곳에는 아예 갈 엄두를 내지 않는다. 심하게 쉰 목소리를 예전의 것으로 다시 찾으려는 희망은 버린 지 오래다. 사고 당시 뜨거운 유독 가스를 너무 많이 들이마시고 후두 화상을 입은 탓이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목에 좋다는 민간요법도 하고 있지만 별 차도가 없다”며 “후유증이 이렇게 오래갈지 몰랐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18일로 꼭 10년이 되지만 부상자들은 여전히 고통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지하철 참사 부상자가족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부상자 가운데 60여 명이 지금까지도 투병 중이다. 이는 생존하고 있는 부상자 146명의 40%에 이르는 숫자다. 이들은 후두가 좁아지는 협착과 성대 손상, 목 통증과 호흡곤란, 얼굴과 목이 붓는 증상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 가운데 20명은 반복적으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의 후두협착이나 성대손상 환자다.

 후두화상을 입었던 송창준(47)씨는 “항상 목이 따끔거리고 기침과 가래도 끊이지 않아 대화를 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언어장애도 큰 고통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말이 나오지 않아 한참 동안 헛기침을 하거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화상으로 성대의 점막이 굳은 사람이 많아서다. 부상자 중 60여 명이 언어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 17세 학생이었던 이모(여)씨는 쉰 소리를 개선하기 위해 2009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경제적 이유로 한 번에 30만∼250만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통증을 완화하는 약만 먹고 견디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책위의 이동우(69) 위원장은 “당시 호흡기 손상과 정신적 충격에 대한 치료비와 보상금을 받긴 했지만 10년이 지난 만큼 다른 질환이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부상자의 치료를 맡고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최홍식(이비인후과) 교수는 “성대 등의 섬세한 점막에 화상이 생기면 후유증이 오래가고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며 “대형 참사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이들의 상태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권삼.이정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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