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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설 연휴는 ‘번호 대이동’

설 연휴 한파가 이어졌지만 이동통신 시장은 달아올랐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영업 정지된 사이 가입자를 뺏어 오려는 KT와 LG유플러스의 공세가 거셌다. 롱텀에볼루션(LTE)에서 ‘넘버3’로 밀린 KT가 사활을 걸었고, LG유플러스는 어렵게 올라선 LTE 2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KT와 LG유플러스의 일부 판매점에서 갤럭시S3가 할부원금 30만원 후반대에 예약 판매됐다. 갤럭시S3의 출고가(99만4000원)를 감안하면 60만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원된 셈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정한 보조금 상한선(27만원)의 두 배를 웃돈다. 인터넷에서는 ‘설 연휴 특가’ 또는 ‘연휴 한정판매’ 등의 광고가 급증했다. 다만 이동전화 온라인 신고 포상제(폰파라치 제도)를 우려해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야만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KT는 자사 직원 판매 프로그램인 ‘골든브릿지’를 통해 최대 69만9000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지급했다. 22일까지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하는 SK텔레콤 역시 ‘설 연휴 기변(기기 변경) 특가’ 정책을 펴고 최대 60만원을 웃도는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 정지’라는 방통위의 초강수 제재에도 보조금 경쟁의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보조금 지원 액수 차이에 따라 이통사를 바꾸는 가입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이통사 간에 통신망·브랜드·단말기 등의 수준이 다소간 차이가 있어 단순히 보조금을 많이 준다고 통신사를 바꾸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LTE 시장에서는 다르다. 보조금 규모에 따라 가입자 수가 확실히 영향을 받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는 통신시장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LTE 서비스 시작(2011년 7월) 전인 2010년 말 LG유플러스의 점유율은 18%에도 못 미쳤지만 지난해 말엔 19%로 늘었다. 반면 경쟁사보다 6개월 늦게 LTE 서비스를 시작한 KT는 시장 점유율을 가장 많이 뺏겼다. LTE 가입자만 놓고 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만년 3등’인 LG유플러스가 460만 명으로 KT(448만 명)보다 많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SK텔레콤은 프리미엄, LG유플러스는 저가 이미지가 있었다면 최근엔 그런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보조금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보조금을 쓰지 말라는 건 경쟁을 포기하라는 얘기와 같다”고 덧붙였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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