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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만 하던 현대차 노사,뭉칠 때도 있다

윤갑한 현대차 울산공장장(왼쪽에서 넷째)과 문용문 노조 지부장(왼쪽에서 셋째)이 7일 울산시청에서 박맹우 시장(왼쪽에서 다섯째)에게 올해 사회공헌기금 1차분 7억원을 내놨다. [사진 현대자동차]

13조6415억원. 현대자동차가 노사 갈등 때문에 노조가 설립된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떠안은 생산차질액이다. 파업으로 차량 123만 대를 제때 만들지 못해 생긴 손실이다. 늘 싸우기만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앙숙 같은 노사지만 2005년부터 의견이 일치되는 한 가지가 있다.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노사가 함께 만드는 사회공헌기금이다. 이 기금은 차를 팔아 번 회사 수익금 중 일부를 회사 측이 출연해 노사 공동 명의로 적립해 놓은 돈이다. 회사 돈이기 때문에 노사가 욕심을 낸다면 임금을 올리는 데 쓰거나 직원 복지, 신규 투자 등에 쓸 수도 있는 돈이다. 9년째인 올해 노사는 모두 25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했다.

 삐걱거리는 노사지만 기금을 쓸 때만큼은 뭉친다. 올해는 50억원을 만들어 소외계층 돕기에 나섰다. 설을 앞둔 지난 7일 올해 첫 번째 사회공헌기금 7억원이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됐다. 윤갑한(57) 현대차 울산공장장과 문용문(49) 노조 지부장은 이날 울산시에서 만나 올해 출연기금 50억원 중 7억원을 내놨다.

 웃으며 손을 맞잡은 노사 대표는 장애인과 소외계층에 전해 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금을 기탁했다. 남은 올해분 43억원 가운데 3억7000만원은 추석 때 소외계층 돕기, 39억3000만원은 대학생 봉사활동 지원과 결혼이주여성 돕기 등 연말까지 21곳에 나눠 쓸 예정이다.

 현대차 측은 “매년 기금 규모와 지원 대상은 조금씩 바뀐다. 노사가 해마다 12월에 만나 지원 대상과 규모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동차 생산공장이 있는 울산뿐 아니라 전주, 아산, 경기도 화성시 소외계층에도 전달된다.

 부식비가 부족했던 무료급식소 ‘울산 요셉의 집’은 지난해 노사가 준 800만원어치의 상품권으로 요구르트를 구입해 1년 동안 간식을 제공했다.

 사회공헌기금은 노조가 먼저 제안했었다. 2005년 임금협상에서 10억원을 출연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자고 했고, 회사는 노조의 요구를 그 자리에서 받았다. 당시 노조는 “나눔은 대기업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해 기금 조성을 사측에 제의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금은 2005년 10억원 출연을 시작으로 2009년엔 30억원으로 기금을 늘렸다. 2011년엔 40억원, 올해는 50억원으로 계속 늘려가고 있다. 기금 마련에 쓰이는 현대차의 영업이익도 2005년 1조3841억원(매출액 27조3837억원)에서 2009년 2조2350억원(〃 31조8593억원), 2010년 3조2266억원(〃 36조7694억원), 지난해 8조4369억원(〃 84조4697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박태균 노조 대외협력실 부장은 “앞으로도 이웃을 돕는 일은 노사가 뜻을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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