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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돔브레트 독일 분데스방크 집행이사

독일 분데스방크 안드레아스 돔브레트 집행이사가 8일 세계경제연구원 강연회에서 ‘유럽 국채위기:과제와 해결책’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유럽중앙은행(ECB) 최대 주주다. 유럽 재정위기 이후 양적 완화(QE)보다는 재정긴축을 요구하고 있다. 허리 띠를 졸라 빚 갚으라는 얘기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비정한 돈놀이꾼인 샤일록으로 비칠 정도다. 이런 분데스방크 수뇌부의 생각을 알면 ECB의 올해 통화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다. 마침 분데스방크 안드레아스 돔브레트 집행이사가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이 8일 서울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연설했다. 그는 분데스방크 6인방(집행이사) 가운데 1명이다.

 돔브레트 이사는 “돈으로 신뢰를 살 수는 없다. 다만 시간을 벌어 줄 뿐”이라며 “(유로존이 구제금융 등으로 번) 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원인을 해결할까. 돔브레트 이사는 “아일랜드는 구조조정을 통해 국가 부채를 줄였고 포르투갈·이탈리아 등에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위기국을 계속 지원하는 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재정위기 국가들을 더 많이 지원해 주면 시장의 신뢰를 잃는다”며 “재정위기국들에 대한 지원은 장기적으론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그의 생각은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다른 유로존 회원국 시각과 정반대다. 이들 나라는 재정위기국에 대한 지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연설을 마치자마자 따로 만났다.

 -분데스방크가 경기침체 와중에 너무 구조개혁만 강조하는 것 아닌가.

 “경쟁력을 높여 살아남기 위해선 구조개혁과 예산 감축을 함께 해야 한다. 분데스방크는 구조개혁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 왔다. 독일 경제는 과거 구조개혁 덕분에 성공했다. 그리스·포르투갈·아일랜드 등에 개혁을 요구하는 이유다.”

 -미국·일본 중앙은행들이 돈을 찍어내고 있다.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이 돈줄을 죌 시기를 가늠하는 게 중요하다. 그 시기를 놓친다면 되레 인플레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게다가 저금리 상황인데 파상적인 유동성 공급은 자산거품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돔브레트 이사가 분데스방크에서 맡은 업무는 금융시스템을 관리하는 일이다. 그래서 독일·프랑스 등 유럽연합(EU) 11개국이 추진 중인 토빈세 도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토빈세는 단기 외환거래에 물리는 세금이다.

 -토빈세가 자본 유출을 일으키지 않을까.

 “EU는 핫머니를 규제하려는 게 아니라 단일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토빈세를 도입하려고 한다. 단 토빈세가 도입되면 EU 안팎의 경제 상황 차이 때문에 (돈의 흐름상) 약간의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등이 다시 거래되기 시작했다. 2008년 금융위기 주범인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이 되살아나고 있는 조짐이다. 그림자 금융은 기존 채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각종 자산담보부증권(ABS) 등이 거래되는 곳이다.

 -그림자 금융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적으론 그림자금융이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슨 불법행위가 저질러지는 곳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대신 나는 ‘비(非)은행 금융(Nonbank Banking)’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비은행 금융의 구조적 위험이 높은 것은 맞다. 하지만 순기능도 한다. 적절한 감시와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채승기 기자

◆안드레아스 돔브레트

1960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교육은 독일에서 받았다. 독일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갖고 있는 이유다. 그는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대형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에서 임원으로 일하다 2010년 분데스방크에 영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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