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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블로그·트위터엔 친정 >시댁

추석과 설 같은 전통적인 명절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는 무엇일까. 귀성이나 제사, 성묘, 송편을 떠올리기 쉽지만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많이 언급된 말은 바로 ‘선물’과 ‘연휴’ ‘이벤트’였다. 조상을 모시고 고향에서 지내는 전통적인 명절이라는 개념이 퇴색한 대신 가족과 함께 재미있게 즐기는 날이라는 의미가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9년간 글 22억 건에 등장한 단어 분석해보니

 이는 중앙일보 탐사팀이 소셜미디어 전문 분석 업체인 다음소프트와 함께 블로그와 트위터의 글 22억2000만 건을 ‘텍스트 마이닝(text-mining, 글 속에서 의미 캐기)’ 기법으로 분석한 결론이다. 텍스트 마이닝은 사람들이 쓴 글에서 단어를 뽑아내 연관성을 살피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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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명절과 관련돼 트위터와 블로그에 올라온 글 168만 건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연관어는 연휴였고 2위는 이벤트였다. 3위는 선물, 4위는 추석선물이었다. 이어 TV 프로그램으로 추정되는 특집이란 단어도 7위였다. 가족이 5위, 집이 13위에 올라 추석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점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추석과 관련 있는 단어 중에서 상위권에 오른 것은 송편(18위)과 고향(26위) 정도였다.



 2004~2012년 블로그 글 1억2000만 건으로 분석해 보면 전통적인 의미에서 추석을 상징하는 단어의 쓰임새가 확연히 줄었다. 2004년 귀성과 제사·성묘·벌초·송편과 같이 전통적 의미의 추석을 나타내는 단어는 380만 건이 검색됐지만 지난해엔 229만 건으로 40%나 감소했다. 이는 중앙일보 탐사팀이 고속도로 40년 교통량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낸 추석 명절 기간의 차량 이동 거리 감소(1988년 112㎞→2011년 65㎞)와도 관련 있다. [중앙일보 2월 6일자 1,8면]



 이 분석을 통해 추석 명절의 달라진 사회상도 감지할 수 있었다. 전통적 의미에서 추석의 장소는 ‘남자’ 쪽이었다. 여자 입장에선 시댁을 찾는 것이고, 남자 입장에선 고향에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 중심의 추석은 여성 중심으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추석과 관련된 글에서 친정과 시댁이란 단어가 각각 나타나는 글을 조사한 결과 2006년 추석을 기점으로 친정이 시댁을 추월했다. 이후로 시간이 흐를수록 두 단어가 쓰이는 빈도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다음소프트 권미경 이사는 “친정이 시댁을 추월했다는 것은 여권(女權)이 신장하면서 전통적 의미의 명절이 퇴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나타난 우리나라 주 5일제와 주말은 어떤 모습일까. 블로그 이용자들은 2004년 주 5일제 도입 이후 해가 갈수록 ‘주말’과 ‘노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표했다. 하지만 ‘무엇을 하고 노느냐’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블로그상에 ‘여행’이나 ‘영화’ 같은 단어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대신 2010년부터 ‘스마트폰’이나 ‘트위터’라는 단어가 자주 나타난다. 최근 3년 사이에 많이 쓰인 단어는 ‘맛집’ ‘집 근처’ ‘카페’였다. 이는 나들이를 가더라도 먼 여행 대신 집 근처 카페를 찾거나 맛집을 찾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게 다음소프트의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주말에 많이 찾는 산에 대한 관심은 양극화하고 있다. 산을 언급한 전체 단어 수에서 오대산(강원)과 모악산(전북)·월악산(충북) 등 산세가 험하고 먼 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 30%에서 지난해 9%로 추락했다. 반면 남산·북한산·인왕산·청계산·명지산 등 수도권 주변의 산은 2004년 9%에서 지난해 42%로 상승했다. KAIST 이원재(사회학) 교수는 주말 이동 패턴이 해가 갈수록 사는 곳과 가까운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번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가 예전보다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탐사팀=최준호·고성표·박민제 기자, 김보경 정보검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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