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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병원 급증 탓 … 메스부터 대고 본다

국내에서 2011년 시행된 척추수술은 15만3661건이다. 2002년의 3.7배에 달한다. 고령화 때문에 10년 사이에 수술 수요가 늘긴 했다지만 그것만으로 이렇게 수술이 늘어났을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 심사위원은 이와 관련, “척추 전문을 표방한 중소병원(30~100병상)이 우후죽순 늘어나 경쟁이 심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심평원이 과잉수술로 판정한 수술 중 이들 중소병원에서 이뤄진 것이 2008년 57%였으나 2011년에는 81%로 증가했다.

 심평원이 특정 수술의 과잉 실태를 공개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과잉수술 논란이 일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고 이번 공개가 첫 조치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일부 환자는 전문병원의 수술 권고를 받으면 수술해도 되는지를 대학병원 교수한테 확인하기도 한다.

 과잉수술의 대표적인 사례는 성급한 수술, 과도한 수술이다. 디스크 수술은 6~12주, 척추성형술(경피적 방법)은 2~3주, 척추유합(고정)술은 최대 3개월 물리치료·운동요법 등을 한 뒤 차도가 없으면 수술하게 돼 있다. 영국의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도 요통 환자의 상태에 따라 12주간 운동프로그램(에어로빅·스트레칭 등)·물리치료·침·약물(진통제)치료 등을 선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경기도에 사는 박모(51·전 조선소 용접공)씨는 2009년 6월 이런 절차를 모른 채 한 전문병원에서 목 디스크(추간판탈출증) 수술을 받았다. 입원 사흘 만이었다. 병원에선 “한 시간 만에 끝나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했다. 김씨는 수술 전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얼마 안 가 수술 부위(경추 4, 5번)가 내려앉아 고정술(지지대를 대고 나사못으로 고정)을 받았다. 최근엔 염증이 생겨 4, 5번 경추를 빼내고 인공 보형물을 넣었다. 성급한 수술이 또 다른 수술을 부른 것이다.

 의료계 한쪽에서는 심평원의 수술 통제가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한다. 한 전문병원 관계자는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전문병원으로 몰리다 보니 수술이 많은 것일 뿐”이라며 “우리가 과잉수술의 온상으로 비치는 게 억울하다”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환자의 질병 상태는 모두 다르다. 환자를 종합진단해 필요할 경우 수술하는 것인데 심평원이 현실을 무시하고 기준만 들이댄다”고 말했다.

 심평원이 과잉수술에 칼을 빼 들자 일부 병원이 비싼 비수술적 비보험 치료에 눈을 돌리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정천기(신경외과) 교수는 “버스에 ‘수술 없이 척추질환이 완치된다’는 과장광고가 붙어 있다”며 “수술을 꽉 누르니까 비수술이 비정상적으로 커져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차상은·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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