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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미대 진학반 운영 … “학생들에 미술 열정 키워 주고 싶어”

김배현 한올고 교사가 미술실내 자신의 조각작품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조영회 기자]




[우리 학교 스타] 김배현 온양한올고 미술교사

온양한올고가 3년 연속 수도권 유명 미대에 학생들을 진학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아산지역에서는 유일하게 25년간 미대 진학반을 운영하고 있어 미대를 꿈꾸는 아이들에게는 등용문이 돼 주고 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는 25년 전 온양한올고에 첫 부임해 지금까지 진학반을 지도하고 있는 김배현(57)교사가 있다. 지난달 31일 김 교사를 만나 그간의 사연을 들어봤다.



최진섭 기자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열정을 키워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열심히 따라와준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죠.”



 이날 오전 11시에 만난 김 교사는 아이들을 미대에 꾸준히 진학시킨 비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김 교사가 온양한올고에 부임한 건 지난 1987년. 조각을 전공한 뒤 미술 입시학원을 운영하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온양한올고에서 미술 강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 당시 온양한올고는 인문계 고등학교라기 보단 전문계고에 가까웠다. 때문에 미술로 대학을 간다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제가 처음 학교에 왔을 땐 총 11반 중 인문계 반은 3반에 불과했죠. 여학교인데도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이 없었어요. 정식교사가 아닌 강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한 이유죠.”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미술 과목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미대 진학반을 만들어 운영해 보자’라는 생각을 가졌고 곧바로 실천해 옮겼다. 수업을 하면서 미술에 흥미를 보이거나 소질이 있는 학생들에게 미대 진학반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부원을 모집했지만 정작 모인 인원은 세 명뿐이었다.



 “그 때는 아이들이 예술을 단지 ‘특별활동’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또 예체능 분야는 금전적인 여유가 있어야만 하는 줄 알았던 것 같아요.”



 김 교사는 그렇게 모인 세 명의 부원을 데리고 본격적으로 미대 진학반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방과후 전액 무료로 수업을 진행했다. 미술을 하는데 있어 필요한 물품도 당연히(?) 사비를 들여 지원해줬다. 아이들이 점점 미술에 흥미를 갖자 전국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미술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시켰다. 흥미를 돋우기 위해 방학 기간에는 함께 미술 도구를 챙겨 수련회를 떠나기도 했다.



 “실력이 떨어지면 어떻습니까? 꼴찌가 있어야 일등도 있죠. 아이들을 대회에 많이 참가 시킨 이유는 바로 ‘자신감’ 때문이었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난 전국대회에도 나가본 적이 있는 프로다’라는 생각만이라도 갖길 바랐던 거죠.”



 김 교사의 이런 지도 방식은 다른 학생들에게도 귀감이 됐다. 점점 부원은 증가했고 미대에 진학하는 아이들도 계속해서 배출됐다. 미대 진학반이 활성화를 띄자 학교 측에서는 기존 교실 대신 별관에 미술반을 별도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



 “미술을 하려면 공간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예술고도 아닌 일반고에서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미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실력보다는 경험 중시하는 지도방식



현재 온양한올고의 미술부에는 70여 명의 학생들이 김 교사에게 미술을 배우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그림만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소·조각 등 대학 입시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습득하고 있다. 특히 김 교사의 전공인 조각에도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제 학창시절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 시절에 절 가르치던 미술 선생님을 롤모델로 삼았거든요.”



 김 교사가 미술을 제대로 시작한 건 그의 나이 17살 때부터였다고 한다. 당시 그의 미술 교사는 예술분야에 소질이 있던 김 교사에게 미대 진학을 권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교사의 아버지는 미대로 진학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그래서 그 당시 미술 교사가 그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몇 번이고 찾아간 끝에 허락을 받아냈다고 한다. 김 교사가 현재 아이들을 미대로 보내기 위해 애쓰는 이유다.



 “제가 지금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방식도 제 스승님에게 배운 것입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선 경험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거든요.”



 김 교사는 미술부원이 아닌 일반학생들에게도 방학기간을 이용해 미술 전시회를 다녀오라고 과제를 내준다. 미술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도 조금씩 관심을 보이게 된다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또한 경험을 중시하는 김 교사의 지도 방식은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을 진학하려는 아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는 실력보다도 경험을 중시합니다. 전국 대회의 입상 경력이나 각종 예술 활동은 이른바 ‘입시 스펙’에 큰 도움을 주죠.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저만의 지도방식을 고수하고 싶어요.”





지역에 문화공간이 많아졌으면



김 교사는 아산지역에 예술·문화 공간이 거의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현재 교직활동을 하면서 한국미술협회 아산지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그는 무엇보다 시민들이 문화를 즐길 수 있을만한 전시회나 공연 등이 많이 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김 교사는 아산시와 협회의 도움을 얻어 ‘전국 온궁 미술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올해 5월부터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7월부터는 입상작을 발표하고 그 작품들을 이용해 전시회를 펼칠 예정이다. 아산에서 열리는 첫 전국단위 대회이기 때문에 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아산이 문화·예술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전시회를 방문해 작품을 관람하며 비판도 하고 칭찬도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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