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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북 핵시설 선제타격’ 논의 … 이달 중 실무접촉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고, 핵 사용 움직임이 보일 경우 핵시설 선제타격을 포함한 군사적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4일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한·미 확장억제위원회(EDPC)에서 좀 더 강화되고, 군사 행동을 포함해 북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맞춤식 전략을 짜야 한다”며 “이달 중 미국과 실무급 접촉을 통해 논의한 뒤 상반기 중 차관보급 접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DPC는 한·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핵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교적인 제재와 군사적 대비태세를 논의하는 협의체다.



3차 핵실험 임박 … 군사옵션도 강구
당국, 북 우라늄 실험 가능성 언급
북, 가림막 철거 등 긴박한 움직임
중국은 “핵실험 전 제재 논의 반대”

국방부가 4일 공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북한 핵실험장 구조.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이 2010년 9월 8일 조선중앙TV 예술영화 ‘내가 본 나라’에 방영된 내용을 미국의 저명한 핵 과학자인 시그프리드 해커 박사팀이 검토해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실시한 2호(서쪽) 갱도로 판명됐다”며 “낚싯바늘 모양으로 설계해 핵폭발 폭풍과 충격을 최소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10곳에 강철과 콘크리트 격벽을 설치해 핵실험 때 발생하는 폭풍과 충격파의 외부 유출을 막고, 3곳에 폭풍 및 잔해 흡수 공간을 만들었다. 핵폭발 장치에서 갱도를 따라 나가면서 격벽을 거치며 충격을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국방부=조선중앙TV 캡처]▷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9년 3월 김태영 당시 합참의장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에서 북한 핵시설 선제타격 의지를 밝히기는 했지만 이 문제를 한·미 간에 공식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변 국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 강행 움직임을 보이자 한·미 양국은 동해상에서 핵잠수함을 동원한 대잠 훈련(4~6일)을 실시하는가 하면 군사적 움직임 을 논의하면서 맞불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눈이 내리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에서 핵실험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관계자는 “인공위성 등 대북감시 자산을 총동원해 핵실험장 인근을 24시간 밀착 감시 중”이라며 “최근 북한 고위 군인들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드나들고 갱도 입구의 가림막을 철거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또 핵실험장 일대에선 북한 군들이 군사훈련을 펼치고 있어 한·미군의 공격에 대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교안보 장관들은 “북한이 플루토늄을 이용한 1, 2차 때와는 달리 고농축우라늄(HEU) 핵실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핵 보유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공인받기 위해 핵 도발을 강행하려는 북한에 맞서 정부는 미국·중국과의 공조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 출석해 “(북한이 핵실험 때)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며 “북한이 2010년 공개한 농축시설을 토대로 추산해보면 어느 정도 (농축 우라늄을) 추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핵융합 기술을 이용한) 수소폭탄을 제조했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원유철(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는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그동안 전문가들이 우라늄 핵실험 가능성을 추측해 왔지만 외교안보라인 장관들이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핵발전소를 돌려 플루토늄을 추출해야 하는 플루토늄 핵폭탄과 달리 우라늄 원광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북한이 우라늄 핵폭탄 실험에 성공하면 원료 채굴부터 핵무기 제조까지 핵 주기를 완성하게 된다. 핵 탄두를 만드는 데 사실상 제약이 없어지면서 무한대의 핵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미국·중국과 연쇄 대화에 나서는 등 ‘3인 공조’ 체제 가동에 나섰다. 임성남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북한의 핵실험 저지에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4일 ▶양측이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한 강한 메시지를 보내고 ▶핵실험을 할 경우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며 ▶향후 남북관계와 관련 한·중의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은 “북한이 현재 핵실험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북 제재를 논의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만큼 (핵실험) 이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이 ‘김씨 왕조’의 몰락을 재촉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는 윤상현(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핵실험을 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더 어려운 여건에 처할 것이므로 그런 가능성을 열어놓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회적이긴 하지만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왕조 몰락’을 언급한 것은 북측에 보내는 강경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장세정·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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