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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루니도 ‘인민 루니’알고 있던데요

정대세는 올 시즌 15골을 목표로 뛰겠다고 했다. 정대세가 4일 전지훈련지 가고시마에서 골 그물을 잡고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수원 삼성]


한국과 북한과 일본. 세 나라는 가깝지만 복잡한 갈등으로 얽히고설켜 있다. ‘인민 루니’ 정대세(29·수원 삼성)만큼 세 나라의 복잡한 관계를 집약해서 보여주는 존재도 드물다.

가고시마 전훈서 만난 수원 정대세



 재일동포 3세인 그를 일본 정부는 한국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할아버지 본적이 경북 의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련계 민족학교에서 교육받은 그는 북한을 조국으로 여기고 자랐다. 북한 대표로 2010 남아공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힙합을 좋아하는 건 일본 청년이나 다를 바 없지만 인공기를 가슴에 달고 뛰는 북한 스트라이커 정대세는 지난달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에 입단해 다시 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훈련 중인 그를 4일 만났다.



 -당신은 일본인인가, 한국인인가, 북한인인가.



 “K리그에서 뛰게 돼 그 문제가 더 어렵게 됐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난 북한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생각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북한에서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나.



 “좋은 질문이다. 일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결코 일본 사람과 같지 않다. 뼈대부터 다르다. 그렇다고 한국 사람도 아니다. 북한에 가도 마찬가지다. 나라로 구별하면 속할 곳이 없다. 나라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재일교포라는 게 나의 정체성이다.”



 -어디서나 이방인 같은 존재인데 힘들지 않나.



 “괜찮다. 독일에 거주하는 터키 사람도 나와 마찬가지다. 독일에서는 독일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터키로 돌아가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국에 나 같은 사람이 많이 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지만, 좋은 점은 없나.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렸다. 다른 사람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권 문제는 너무 힘들다. 북한 여권으로 어디를 다니려면 매우 힘들다.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쳐다본다. 순조롭게 이미그레이션(출입국심사)을 통과한 적이 없다. 또 일본에서 외국에 나가기 위해 재입국을 연장할 때면 북한으로 가는 건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다. 북한 여권을 가진 사람에게 북한에 가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게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다.”



 -북한·일본·독일 축구를 모두 경험했다. 한국과 비교해 달라.



 “일본은 성격이 세지 않다. 한국 선수들처럼 공을 소유하기 위해 강하게 달려들지 않는다. 독일은 훈련을 정말로 실전과 똑같이 한다. 연습 때 골을 넣어도 진짜 시합에서 넣은 것처럼 좋아한다. 북한은 세계 축구를 눈여겨보기는 하지만 여전히 훈련 방식은 낡았다. 옛날 식이다. 매일 똑같은 트레이닝으로 몸을 풀고, 훈련 내용도 반복이 많다. 합숙 훈련이 많고, 선후배 관계가 철저한 건 한국과 북한이 비슷하다. 하지만 북한은 합숙 기간이 길어서 그런지 선수들이 더 가족 같다.”



 -인간 불도저와 인민 루니라는 두 별명이 있는데, 하나를 고른다면.



 “둘 다 마음에 든다. 사실 인간 불도저는 팬들과 내가 상의해서 지은 별명이다. 인민 루니라는 별명은 외신에도 알려졌고, 루니까지도 알고 있더라. 인민이라는 단어를 쓴 것도 센스 있다.”



 -동료와는 무슨 이야기를 나누나.



 “여자 이야기, 축구 이야기, TV 이야기 등을 나눈다. 북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정대세를 두고 팀 동료 오장은(28)은 “아마 첫날 적응 다 끝났을 걸요”라고 말했다. 정대세는 한 살이라도 많은 선수에게는 형님이라고 부른다. 수원 선수단 모두 “정대세는 성격이 좋아 오래 전부터 한 팀이었던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사회에서 북한과 관련됐다고 해서 새삼스럽게 관심을 기울이는 일은 촌스러운 게 되어버린 것 같다. 선수들은 정대세가 말하는 북한 선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정대세가 좋아하는 힙합 음악에 더 관심이 많다.



 “15골을 넣고, 팀이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정대세는 “결혼을 한다면 자이니치(재일동포)와 하고 싶다”고 했다. 기자가 보기에 정대세의 국적은 ‘자이니치’다.



이해준 기자



◆ 정대세는



▶출생 : 1984년 3월 2일 일본 나고야(재일동포 3세)



▶체격 : 1m81cm, 80kg



▶국적 : 한국 ▶혈액형 : B형



▶본적 : 경북 의성(할아버지 정삼출의 고향)



▶학력 : 아이치 조선제2초급학교-도슌조선중급학교-아이치조선고급학교-일본조선대학교



▶성격 : 눈물이 많다.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면서도 울 정도



▶별명 : 인민 루니, 인간 불도저 ▶좋아하는 것 : 힙합, 패션, 불고기, 애완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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