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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개편, 부처이기주의 격돌장 돼선 안 돼

어제 2월 임시국회가 개회하면서 국회 차원의 정부조직 개편안 논의가 시작됐다. 여야 3+3 협의체와 상임위가 병행 가동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가 국민 앞에서 다짐한 시한(14일)을 맞추려면 국회가 바짝 일하는 역량을 보여야 한다.



 논의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한 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부처의 선을 넘은 대(對) 국회 로비전이다. 대통령직인수위 단계에서도 부처들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익단체나 학자들을 동원해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대리전’도 벌어졌다. 이젠 추한 격돌이 국회로 옮겨간 모습이다.



 어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국회 외통위 발언이 그 예다. 김 장관은 외교-통상 분리에 반대하며 “37년이나 공직 해온 사람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말씀 드리지 않는 것은 공직자 도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통상교섭에 관한 한 정부 대표 임명권부터 교섭·조약체결권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정부대표 및 특별사절 임명 법률)을 두고 “헌법의 골간을 흔드는 것”이란 표현까지 썼다. 특정 분야라곤 하나 외교부 장관의 교섭권이 부인당한 건 헌정 사상 처음이긴 하다. 논의해 볼 만한 사안이다. 그렇다고 그게 곧바로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건 과하다. 외교-통상의 분리도 선택의 문제이지 도리의 문제가 아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궤변이자 부처 이기주의”라고 공개 비판한 데 공감한다.



 문제는 부처들의 유사한 반발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외통위원들이 김 장관과 같은 의견을 피력했듯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부처 이기주의’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농식품위가 식품 분야의 농림부 잔류를, 문방위가 방송통신위의 위상 유지를 주장하고 있는 터다.



 이래선 곤란하다. 국회가 진정 부처의 입장이 아닌 국민, 국익의 입장에서 논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박근혜 당선인도, 여야도 유념할 사항이 있다. 우선 대통령 당선인의 정부조직 개편 비전은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권은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법이 ‘행정각 부의 설치·조직과 직무범위를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한 만큼 입법권을 가진 국회 합의 과정도 중요하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한다. 2008년 여야 협상 과정에서 통일부·여성부가 되살아났고 1998년 정부조직개편안의 핵심인 기획예산처·중앙인사위의 신설은 여야 합의가 이뤄진 16개월 뒤에야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 당선인은 “원안대로 해달라”고 요청할 순 있으나 강제할 순 없다. 어느 선의 양보는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여야, 특히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되새겨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2월 25일 정상적으로 출범하느냐는 이제부터 논의 과정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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