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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이야기 ‘무·상’의 힘 … 시청률 10.9%

김수현 작가의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가 시청률 10%대에 진입했다. 할머니 금실(서우림)이 가부장적인 할아버지 호식(이순재)을 향해 황혼이혼을 선언하는 3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10.9%(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를 기록했다. 유료방송 드라마로는 연일 최고 기록 행진이다. 평범한 이웃들에서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를 끌어내는 김수현(70) 작가의 내공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막장과 판타지가 판치는 우리 드라마에서 일상을 파고드는 정공법이 여전히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혼모·결혼기피·황혼이혼
각 세대 고민 생생한 묘사
가장 보수적인 홈드라마서
뒤통수 한 방 치는 시원함도

 ‘무자식 상팔자’에는 미혼모, 전문직 엘리트의 결혼회피 심리, 88만원 세대의 연애법 등 한국 사회의 세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올해 칠순에 들어선 김 작가는 가장 보수적이라는 TV 홈드라마에 달라진 사회의 가치와 인간관계를 담아내며 ‘ 젊고 진보적인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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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의 승리=얼핏 ‘무자식 상팔자’는 시대착오적이다. 요즘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드라마는 현실감이 넘친다. 노인에서 10대까지 세대별로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일종의 연작소설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큰며느리 역의 김해숙씨는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비정상적이고 과장된 인물들이 ‘무자식 상팔자’에는 없다. 그게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노인들의 황혼이혼, 은퇴 중년부부의 경제문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기 싸움 등 우리 이웃의 보편적 갈등을 들춰냈다.



 연출·연기에서도 리얼리티를 강조한다. 실제로 배우들은 같은 옷을 여러 번 빨아 입으면서 현실감을 살리고 있다.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은 나이·배경 구분 없이 각 캐릭터에 쏟는 작가의 전략적 배려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돌아가며 문제를 일으키고, 갈등은 곧 해결된다. 가족안에서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를 펼치는 것이다. 김 작가는 “플롯을 따로 구상하지 않는다. 여러 인물을 떠올리고 나면, 그 인물들이 절로 움직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가족드라마의 진보=30대 주부 시청자 이지현씨는 “노 작가의 리버럴함에 놀란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미혼모의 길을 선택한 큰손녀 엄지원에게 가족들은 아낌없는 격려를 보낸다. 할아버지도 손녀가 미혼모라는 현실을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온 가족이 모여 아빠 없는 백일잔치를 여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전문직 연상녀-연하남 커플인 오윤아와 하석진은 성적 욕망에 충실한 요즘 세태를 잘 보여준다. 남자후배에게 “너, 잘 한다며?”라는 대사를 서슴지 않는 여의사는 우리 홈드라마에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캐릭터다. 매사 충돌했던 시어머니(임예진)에게 며느리(김민경)가 ‘엄마’라고 부르면서 같은 여성으로서 화해를 시도하는 장면도 화제를 모았다.



 3일 방영된 할머니 서우림의 반란 역시 일찌감치 예고됐었다. 겉으로는 엄하고 멋져 보이지만 아내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했던 할아버지 이순재는 이날 아내에게 “젊을 때부터 있는 화냥기”라며 막말을 한다. 이에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한 방 날리고, 가출을 감행한다. “그 잔소리 대마왕 영감이 좋은 사람인양 그려져서 영 마뜩찮더니 드디어 김수현의 혁명이 시작되는구나. 어, 시원타”라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오기도 했다.



 고선희 서울예대 극작과 교수는 “김수현 작가 는 가부장적 가족제도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 꾸준히 균열을 일으킨다. 시청자의 뒤통수에 한 방 훅을 날리며, 가부장의 문제점을 환기시키는 게 김수현 드라마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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