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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종잣돈, 퇴직연금도 양극화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홍모(41·여)씨는 한 달째 퇴직금 때문에 애를 태우고 있다. 3년간 근무하던 전자부품 조립업체에서 받아야 할 퇴직금 300만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원이 8명뿐인 이 회사는 “입사할 때 퇴직금이 없다는 얘기를 못 들었느냐”는 말만 반복했다. 홍씨는 “지난해 퇴직했던 직장 동료도 똑같은 일을 겪었다”며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해 있었더라면 이런 일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가입률 73%
300인 미만 고용 중소기업은 13%뿐

 근로자의 ‘노후 안전망’인 퇴직연금 가입률이 기업 규모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근로자 퇴직연금 가입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근로자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 퇴직연금 가입률은 13.28%로 대기업(73.25%)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직원이 10명 미만인 영세 업체는 10곳 중 1곳(9.6%)만이 퇴직연금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은 근로자에게 지급할 퇴직금을 매년 금융회사에 적립하고,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쌓아두는 퇴직금과 달리 금융회사가 맡아 운용을 한다는 것이 다르다. 정부가 2005년 기업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막고 근로자의 노후 자금 마련을 돕겠다며 도입한 제도다. 7년이 지났지만 영세·중소기업의 근로자는 대부분 퇴직연금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근로자가 제때 받지 못한 퇴직금은 지난 한해 4485억원으로 2011년 (3904억원)보다 581억원(14.9%) 증가했다. 체불된 퇴직금은 2009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경기가 둔화하면서 다시 늘었다. 문제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퇴직금 체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는 기업이 퇴직연금을 도입하면 퇴직연금 적립금 부분에 법인세를 물리지 않는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중소기업엔 별다른 유인이 되지 못한다. 경기도 의왕시의 경기자동차공업사는 지난해 몇 차례의 컨설팅을 받았지만 아직도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못했다. 이 회사의 권영덕 이사는 “회사도, 근로자도 가입하길 원하지만 퇴직연금 지급을 위해 매년 5000만원(근로자 22명)을 적립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김경민(41) 노무사는 “법인 등기를 하지 않고 개인사업자 형태로 직원을 고용하는 경우 퇴직연금을 시행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노후 안전망을 개선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는 “독일이나 영국 등은 영세한 기업이나 근로소득이 낮은 근로자에게 직접적으로 퇴직연금 부담금의 일정 비율을 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형소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과장은 “내년부터는 영세 사업장이 퇴직연금을 적립할 때 금융회사가 떼가는 운용 수수료(평균 0.7%)를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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