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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주판알을 튕길까, 퉁길까

연초에는 조정된 연봉 등에 따라 재무 설계를 다시 하려는 직장인이 많다. 특히 매년 바뀌는 소득공제 규칙과 과세 법칙 등에 따라 어떤 금융 상품이 유리한지 주판알을 튕겨 보는 알뜰살뜰한 사람들로 금융 상담 창구가 붐빈다고 한다.



 이처럼 어떤 일을 할 때 유리한 게 뭔지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는 일을 가리켜 “주판알을 퉁기다/튕기다/튀기다”로 표현하곤 한다. 어떤 것이 바른 표현일까.



 ‘주판을 놓다’는 표현은 ‘튕기다’와 ‘튀기다’가 가능하다. “주판알을 튕겨 계산을 했다” “이 일이 얼마나 유리한지 주판알을 튀겨 보았다”와 같이 쓸 수 있다. ‘퉁기다’는 이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어 ‘주판을 놓다’는 의미로 쓸 수 없으므로 “주판알을 퉁겨 보았다”는 틀린 표현이다.



 ‘튕기다’와 ‘퉁기다’가 헷갈리는 이유는 비슷한 용법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만 좀 튕겨” “너무 퉁기지 말고 한번 만나 봐”에서와 같이 다른 사람의 요구나 의견을 거절할 때는 ‘튕기다’와 ‘퉁기다’를 모두 쓸 수 있다.



 “기타 줄을 튕기며 노래 부르는 모습에 홀딱 반해 버렸다” “가야금을 퉁기는 모습이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에서처럼 현악기의 현을 당겼다 놓아 소리가 나게 하다는 의미로도 ‘튕기다’와 ‘퉁기다’ 둘 다 쓸 수 있다.



 그렇다면 ‘튕기다’와 ‘퉁기다’는 어떤 경우 구분해 써야 할까. “공이 골대를 맞고 튕기고 말았다” “화살이 방패를 뚫지 못하고 튕겨 나갔다”에서와 같이 다른 물체에 부딪치거나 힘을 받아서 튀어나온 경우 ‘퉁기다’가 아닌 ‘튕기다’를 써야 한다.



 ‘튕기다’는 다른 물체에 의해 힘을 받아 움직이게 되는 피동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반면, ‘퉁기다’는 “지게를 받쳐 놓은 작대기를 퉁기자 지게가 넘어졌다”에서처럼 동작을 하는 주체의 의지가 담겨 있다.



 원래 ‘튕기다’는 비표준어로 보아 ‘퉁기다’ 또는 ‘튀기다’로 고쳐 써야 했으나 많은 사람이 ‘튕기다’를 쓰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1999년)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준어로 올라 있다.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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