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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 대통령 표장, 봉황이 아니었네

좌우 대칭이 균형을 갖춘 모양의 현재 대통령 표장(위)과 창덕궁 인정전에 장식된 봉황의 모습. 인정전의 봉황 장식은 두 마리의 모양이 다르다. [중앙포토]
조선시대 때 봉황(鳳凰)은 용과 함께 군주를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그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져 봉황 두 마리가 마주 선 가운데에 무궁화가 그려져 있는 모양이 대통령을 상징하는 표장(標章·도형이나 입체적 형상 등에 색채를 결합한 것)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사용되는 대통령 표장이 전통양식과 다르다고 지적한다. 수컷인 봉(鳳)과 암컷인 황(凰)으로 구분되는 전통적 봉황 모양과 달리 두 마리의 모양이 똑같다는 것이다. 상명대 김남호(시각디자인학) 교수는 “조선시대 왕실에선 ‘봉’의 꽁지에 꽃 등을 장식해 암컷인 ‘황’의 것보다 화려하게 표현해 모양을 달리했다”며 “대통령 표장은 두 마리가 암수 구분 없이 같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봉황이 아닌 봉봉(鳳鳳)이나 황황(凰凰)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창덕궁 인정전의 천장, 대조전의 굴뚝 등 조선시대 왕실 궁궐에 장식된 봉황 무늬에선 두 마리 봉황의 꼬리 모양이 달라 서로가 뚜렷이 구분된다.

 김 교수는 “봉황 모양엔 음양의 조화와 상생의 의미가 있다”며 “차기 정부가 국가를 상징하는 대통령 표장 디자인을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봉수 고궁박물관 관장은 “대통령 표장엔 대칭을 통한 기능적 측면도 고려됐을 것”이라며 “현대의 대통령 표장이 꼭 조선시대 전통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담당 부서인 행정안전부 의정담당관실 관계자는 “대통령 표장은 1967년 제정된 뒤 제작자 및 제작과정 등의 관련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 고 말했다.

  실제로 대통령 봉황 표장은 67년 1월 31일 ‘대통령 표장에 관한 공고 제7호’가 제정되면서 공식 문양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봉황무늬 표장은 그 이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56년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의 제3대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소인에는 봉황 한 마리와 무궁화로 장식돼 있는 디자인이 사용됐다. 60년 10월 1일 열린 제2공화국 신정부 수립 경축식에선 당시 윤보선 대통령이 자리한 단상 앞에 현재의 대통령 표장과 흡사한 디자인의 휘장이 등장한다.

  대통령 봉황 표장은 2008년 폐기될 뻔하기도 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은 봉황 표장이 권위주의적 상징물이라며 사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표장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법령을 개정해야 했다. 또 오랜 기간 사용된 전통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자 폐지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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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