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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Biz] 집값 5.5% 껑충 … 미국이 세계경제 회복 이끈다

미국 캐터필러사가 생산한 불도저들이 지난달 28일 미 일리노이주 엘름허스트의 한 건설장비 판매장에 전시된 모습. 세계 최대 건설장비 업체인 캐터필러는 미 건설 경기 회복에 따른 판매 호조로 지난해 4분기 중 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올 들어 “글로벌 경제가 슬슬 살아나는 것 같다”는 희망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3년은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퍼펙트 스톰’(미국·유럽·중국 등 세계 경제가 위기에 동시 직면)을 경고했던 해다. 하지만 루비니 교수도 최근 “여러 위기 요인들이 남아있지만 퍼펙트 스톰의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한발 물러섰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선 모처럼 ‘성장’이 화두로 등장했다.

중산층 주택 8% 상승, 거래도 활발
건설 일자리 늘고 소비심리 살아나
셰일가스 개발로 에너지 값 하락
해외로 갔던 제조업체 속속 돌아와



 정말 좋아지는 것일까? 경제와 돈의 흐름을 꿰뚫는데 귀재인 이들의 얘기부터 들어보자.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경제가 위기극복 1단계를 잘 완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가다-서다(go-stop)’를 반복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본격 성장은 아니지만, 제자리에 서 있기만 한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채권전문 자산운용사인 핌코의 모하마드 엘 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경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뉴노멀(저성장·고실업 지속)’을 끝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노멀은 에리언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경제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개념화한 용어인데, 스스로 용도폐기를 거론한 셈이다.



 낙관론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세계 경제라는 범선은 지금 돌풍 권역을 벗어나 모처럼 파도가 심하지 않은 곳으로 들어섰다. 다만 엔진의 힘이 약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간간이 멈추기도 한다. 배의 전진 속도는 돌풍 때보다 약간 올라가 체감하기 힘들 정도다. 그래도 사람들은 언제 배가 뒤집힐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에서 탈피했다는 데 크게 안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희망의 근거는 무엇일까? 경제 회복의 온기가 가장 따뜻한 곳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은 주택시장과 에너지산업에서 시작한 온기가 민간 소비와 제조업 투자 쪽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재정절벽과 부채한도 등 정부 지출의 문제로 지난해 4분기 성장이 일시 마이너스를 겪기도 했지만, 소로스가 얘기한 ‘가다-서다’일 뿐 큰 흐름은 분명 좋게 가는 쪽이다.



 집값 버블 붕괴로 위기를 맞았던 미국 경제는 최근 집값 회복 덕분에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미국의 주택가격(S&P케이스-실러지수 기준)은 최근 1년 새 5.5% 상승했다. 6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전체 평균이 그렇다는 얘기고, 중산층 거주 지역의 집값은 8~10% 올랐다. 가격도 그렇지만 거래 활성화가 주목된다. 지난해 기존 주택 거래는 465만 채로 전년보다 9%나 늘었다. 2007년 이후 최대치다. 신규 주택 분양도 활발해 지난해 12%가 늘었다.



 주택거래가 살아나다 보니 관련 일자리도 늘고 있다. 미 건설업계에선 금융위기 이후 사라진 220만 개의 부동산 관련 일자리 중 지난해 20만~30만 개가 살아난 데 이어 올해와 내년 100만 개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사람들이 이사를 다니고 새집에 입주하다 보니 부동산중개업·이삿짐센터·주택수리업 등은 물론 가구와 가전제품 판매점들도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모기지 금리(현재 15년 연 2.9%, 30년 3.4%)보다 집값이 더 오르면서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슬슬 살아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민간 소비가 2.2% 늘어난 데는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부(富)의 효과’가 한몫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바클레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가펀은 “주택시장의 기조가 강하고 초저금리 기조도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올해도 주택가격이 6~7%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또 다른 활력소는 셰일가스를 축으로 한 에너지산업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등 이른바 ‘타이트 오일’ 산업을 미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대대적인 지원책을 펴고 있다. 미국의 석유와 가스 생산은 2008년 이후 약 15% 늘어났다. 그 덕분에 이미 6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고, 향후 5년간 매년 80만 개 이상의 관련 일자리가 더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 붐 등으로 에너지 및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도 살아나고 있다. 해외로 빠져나갔던 제조업체들이 돌아와 미국 내 생산라인을 다시 늘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미국 기업들은 현재 국내외에 3조7000억 달러(약 4000조원)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어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 투자를 확대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조지 소로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2% 성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등은 올해 2.0% 선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투자은행 등 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2.5%에서 최고 2.8%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쪽으로 전망치를 속속 수정하고 있다. 연방정부 부채 증액 문제 등이 복병으로 남아 있지만 최근 공화당이 스스로 타협안을 내놓았듯이 그럭저럭 위기는 야기하지 않는 선에서 덮고 넘어갈 공산이 커 보인다.



 미국 밖의 경제 흐름도 나쁘지 않다. 유로존은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IMF -0.2%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지난해보다는 한결 안정된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걱정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는 7%를 넘나들던 게 4%대로 내렸다. 지난해 경착륙 우려를 떨친 중국은 올해 8% 초반의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란 예상이다.



 일본도 세계 경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아베 정부는 당초 1.7%로 설정됐던 올 GDP 성장 목표치를 2.5%로 높여 잡고, 무제한 통화 공급과 엔화 약세, 기업 연구개발(R&D) 지원 정책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기업들은 기대 이상의 ‘엔저’에 반색하며 동남아시아 등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무모한 ‘머니 프린팅’이 결국 화를 자초할 것이란 경고도 나오지만, 그건 나중 문제고 일단 올해는 일본 경제가 들뜬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으로 올 한 해 세계 경제는 IMF가 내다본 3.5%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3.0%)보다 0.5%포인트 올라가는 것이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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