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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빠름~ 빠름~ 좋아보이죠? 경쟁력 되레 떨어진답니다

속도의 배신

프랭크 파트노이 지음

강수희 옮김

추수밭, 344쪽, 1만5000원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빵이나 밑반찬으로 허겁지겁 배를 채우기 일쑤다. 결국 제대로 된 음식이 나올 때쯤이면 배도 부르고 입맛도 떨어져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대 법학·경제학 교수이자 금융 전문가인 지은이는 이런 일상의 모순을 눈여겨봤다. 그에 따르면 현대는 네트워크가 광속으로 정보를 퍼 나르고 패스트푸드가 식사 시간을 아껴주는 속도 사회다.



 사람들은 빠른 게 성실과 효율의 상징이며 이익과 성공을 보장한다고 믿는다. 느린 건 게으름과 비능률의 표상이며 손해와 패배로 이어진다고 여긴다.



 하지만 지은이의 생각은 다르다. 의사결정과 시간을 다룬 심리학·행동경제학·신경과학·법·금융·역사 분야 연구 성과를 종합한 결과다. 속도에 쫓기면 경쟁력이 되려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로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샌포드 드보 교수에 따르면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사람은 독서시간이 줄고 일과 시험준비도 벼락치기로 하는 경향을 보인다. 빠른 속도가 시간을 아껴주고 효율을 높여주진 않는다는 증거다.



 야구만 봐도 그렇다. 강타자는 방망이를 휘두르는 결정의 순간을 최대한 미룬다. 그래야 공을 끝까지 보고 정확히 칠 수 있다. 반대로 직구는 빠르지만 장타를 얻어맞기 쉽다.



 그러니 미루는 것도 지혜이고 기술이다. 인간관계든, 경제활동이든 속도로만 승부를 겨루려는 건 현명한 전략이 아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미루다 보니 저절로 해결된 경우도 적지 않다. 시간을 잘 관리해 알뜰하게 쓰는 것도 좋지만 때론 빠르게, 때론 여유 있게 완급을 조절하는 속도 관리가 필요하다. 사실 고성능 엔진이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필요할 때 이를 멈춰줄 강력한 브레이크가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지은이가 도인처럼 살자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그는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이 게으른 나무늘보처럼 투자하는 데 주목한다. 사실 끊임없이 일하지만 끊임없이 매매하지는 않는 버핏의 투자 스타일은 언제나 성공 확률이 높았다. 이는 ‘빠름 빠름’이 금과옥조인 경제활동에서도 기다림이 중요한 전술임을 보여준다.



 아무리 속도의 시대라지만 긴 호흡이 필요할 때도 많다. 지은이의 충고를 세 가지로 요약하면 이렇다. ① 느림도 성공의 전술이다. ②미래는 천천히 무르익는다. ③기다려라.



채인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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