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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의 똑똑 클래식] ‘황제’ 나폴레옹 증오한 베토벤 연주 거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라는 표제가 붙은 이 교향곡은 베토벤이 존경하던 나폴레옹을 생각하고 그에게 헌정하려고 쓴 곡이었다. 악보 표지의 상단에는 나폴레옹을 칭하는 ‘보나파르트’, 하단에는 자기 이름을 써두었던 그는 나폴레옹이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자 격분한 나머지 “결국 그도 별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인간의 권리를 짓밟고 제 야심이나 채우고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해 폭군이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는 이 교향곡의 표지를 찢어버렸다.



이후 나폴레옹과 그 병사들을 증오한 베토벤은 그들의 연주 요청을 거부했고 연주를 해주지 않으면 포로로 삼겠다는 협박에 빗속을 뚫고 이웃 마을로 도망치기도 했다. 그의 교향곡 1, 2번이 발표됐을 때 악평을 퍼붓는 비평가들을 향해 “파리 몇 마리가 날아든다고 해서 나의 준마를 멈추게 할 수 없다”는 말로 맞섰던 베토벤의 자신감과 고집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우리는 3번 ‘영웅’, 5번 ‘운명’, 6번 ‘전원’은 물론 9번 ‘합창’ 교향곡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클래식에 대한 관심과 조예가 깊지 않다 하더라도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의 첫 소절을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웅장한 이 동기는 베토벤이 숲 속을 산책하다가 지저귀는 새 소리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후세에 한 음악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폴레옹은 대포 소리로 세상을 놀라게 했고 베토벤은 새 소리로 인류를 놀라게 했다” 그의 교향곡 5번을 ‘운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일부 동양권에 국한된 일이고 음악의 본고장에서는 그저 ‘다 단조 교향곡’이라고만 부른다.



베토벤의 제자였던 안톤 쉰들러가 쓴 베토벤의 전기에 베토벤이 1악장을 가리키며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드린다”고 말했다는 대목이 있어 후대에 ‘운명’이라는 별명을 붙였는데 자신의 귓병을 ‘운명의 앙갚음’이라고 생각하던 베토벤이 작곡 노트 여백에 ‘나 스스로 운명의 목을 조르고야 말겠다’고 썼다는 일화와 함께 이 곡으로 자신의 운명을 정복하려 했다는 해석은 그럴듯하다.



1807년 이 곡이 초연됐던 빈의 한 극장에서는 연주자들의 연습부족으로 베토벤 스스로 화를 내며 퇴장하기까지 했으나 그의 사망 이듬 해인 1828년 파리에서 이 곡이 연주됐을 때 감동을 참지 못한 늙은 병사는 “이것은 황제다”라고 절규하며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고 이로 인해 이 곡은 ‘황제 교향곡’이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황제’라는 별명이 붙여진 또 다른 그의 곡이 있으니 바로 피아노협주곡 5번이다.



이 곡 또한 베토벤 자신은 아무런 표제도 붙이지 않았으나 후대에 음악평론가들이 피아노협주곡 중에서는 으뜸이라는 뜻으로 ‘황제’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다.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와 한 소절씩을 대등하게 주고 받으며 장중하게 음을 뿜어내는 피아노협주곡 5번을 작곡할 수 있었던 것은 청력을 상실한 그가 소리가 아닌 영혼으로 작곡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김근식 음악카페 더 클래식 대표

041-551-5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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