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강승민 기자의 ‘남자의 그 물건’] 고속도로 휴게소, 이젠 맛 찾는 곳

강승민 기자
‘에키벤(驛弁)’. 일본 여행을 이야기할 때 곧잘 등장하는 메뉴다. 특정한 음식의 이름이라기보다는 철도를 이용해 일본을 여행할 때, 열차에서 사 먹을 수 있는 각 지역의 특산물로 꾸민 도시락을 이렇게 부른다. 여행의 즐거움, 식도락을 위한 훌륭한 상품이다. 지금이야 사정이 많이 달라졌지만 일본 등 선진국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늘 우리가 따라 배워야 할 대상으로 거론됐다. 휴대전화, 가전제품 같은 산업 기술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여행 문화, 휴게소 문화, 도시락 문화에서도 그랬다. 그러면서 에키벤 같은 것이 더 자주 언급됐었다. 그렇다고 우리 문화 자체의 수준이 뒤처졌던 건 아니다. 그걸 포장하고 상품화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법과 마케팅 포인트에서 처졌던 거다. 국내 여행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여가 문화를 즐기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던 때 얘기다. 향유할 사람이 적으니 상대적으로 관심도 적어 발전의 기회도 별로 없었던, 예전 이야기다.



 요즘은 정말 많이 달라졌다. 2004년 7월 단계적으로 시작한 주 5일 근무제가 큰 역할을 했다. TV 프로그램에선 국내의 숨은 여행지 곳곳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주 5일 수업제도 전면 시행됐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 더 크게 늘어날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주 5일 근무제는 주당 40시간 근로를 기본으로 한다. 프랑스에선 이 제도를 1936년부터, 독일은 67년, 일본은 87년부터 시행했다. 여가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바탕으로 관련 문화가 꾸준히 발전해 온 이유다.



 우리 여행 문화는 채 10년이 못 돼 크게 발전을 거듭했다. 고속도로 휴게소도 많이 바뀌었다. 비슷비슷한 어묵 꼬치, 오징어 구이가 전부였던 간식거리, 먹을거리는 전국 곳곳의 지역 휴게소에서 해당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미식 코스로 바뀌었다. 휴게소 건물이 건축문화대상을 받을 정도(충북 옥천 금강휴게소)로 아름다워졌다. 생태공원 산책로와 눈썰매장을 조성한 곳(경북 김천 추풍령휴게소), 야구장과 미술갤러리가 있는 데(경북 칠곡 칠곡휴게소)도 생겼다.



 최근 만난 중국인 사업가 미청(米城·33)은 “업무차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더니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아 즐거웠다”고 했다. 상하이에 사는 그는 “한국 여행 기회가 또 생기면 고속도로 휴게소 때문이라도 서울 말고 다른 지역으로 차량 여행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스위스인 파트리크 보나(65)는 2년 전 강원도 여행 경험담을 들려줬다. 한국에 여러 차례 방문한 그는 “강원도로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었던 감자떡 맛이 여전히 생각난다”고 했다. “서울만 돌아다닐 땐 몰랐던 한국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게 돼 기뻤다”는 게 그의 기억이다.



 외국인 여행객도 반한 한국의 장점에 고속도로 휴게소의 매력이 꼽힌다는 게 새삼스럽다. 일주일쯤 지나면, 전국 방방곡곡 귀성·귀경 차량 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올 설 연휴는 유난히 짧다. 막히는 차 안에 갇혀 있을 것이란 예상은 잠시 잊어보자. 지금까지 미처 몰랐던, 즐거운 고속도로 휴게소 탐방에 나선다는 생각으로 떠나보는 게 어떨지.



강승민 기자





오늘 밤 11시 JTBC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그 물건’에선 경부고속도로의 휴게소 일곱 군데를 샅샅이 훑는다. 특색 있는 먹을거리 비교는 기본이다. 귀성·귀경길의 답답한 도로 상황을 즐겁게 역전시켜 줄 휴게소의 숨겨진 매력도 꼼꼼하게 찾아내 보여준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