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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도둑들, 日서 훔친 물건에 두 나라 '발칵'

지난해 10월 8일 오후 6시 부산 중구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들어온 여객선에서 내린 손모(61)씨의 여행용 가방이 X-레이 검색대에서 걸렸다. 가방 속엔 금속제 불상 2점이 들어 있었다. 손씨는 “일본 골동품 가게에서 구입한 모조품”이라고 말했다. 뭔가 미심쩍었던 세관원은 터미널 내 문화재감정관실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감정위원 2명은 보세창고에서 30여 분간 육안으로 검사한 뒤 “제작된 지 100년이 안 된 위작”이라고 통보했다. 현행법상 100년이 안 된 골동품은 관세를 내면 국내로 반입할 수 있다. 고려·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국보급 문화재가 ‘짝퉁’ 판정을 받은 것이다. 손씨는 불상을 넘겨받아 가방에 넣고 유유히 부산항을 빠져나와 사라졌다.

 두 달가량 지난 12월 17일 한국 경찰에 인터폴을 통한 일본 정부의 수사 의뢰가 접수됐다. 나가사키(長崎)현 쓰시마(對馬)시의 절과 신사에 보관돼 있던 불상 2점이 도난당했다는 내용과 함께 도난품의 사진도 첨부돼 있었다. 일본 정부가 공문에서 특정 국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한국 경찰은 지리적 여건상 국내로 반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나섰다. 마침 부산세관에 감정 의뢰 기록과 불상 사진, 통관 기록 등이 남아 있어 손씨 일당의 범행이란 사실이 금세 드러났다. 경찰은 골동품상 등을 통해 훔친 불상을 거액에 판매하려던 절도단을 이달 22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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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 결과 손씨는 운반책이었으며 그의 배후에는 총책 김모(69)씨 휘하에 절도, 유통, 자금 마련 등으로 업무를 분장한 일당 8명이 있었다. 문화재 절도 전과 13범인 김씨는 인터넷 검색으로 쓰시마에 국보급 문화재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현지 답사 등 치밀한 준비를 했다. 김씨 일행은 지난해 10월 6일 경비가 허술한 새벽 시간에 3곳의 절과 신사를 돌며 불상 2점과 대장경 1점을 훔쳤다. 대장경을 훔칠 때는 신사의 기와를 걷어내고 지붕을 뚫고 들어갔다. 이들은 경찰에서 “불상은 검색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후쿠오카를 통해 배편으로 들여왔다”며 “대장경 경본은 쓰시마 현지에서 버렸다”고 진술했다. 통관에 성공한 불상 2점은 마산의 한 냉동창고에 보관해 오다 경찰에 압수됐다.

 ‘짝퉁’으로 감정됐다가 다시 ‘장물’로 분류된 국보급 불상 2점은 현재 문화재청이 보관 중이다. 경찰이 진품 여부 등 정밀감정을 위해 문화재청에 맡겨둔 상태다. 문화재 당국은 두 불상이 언제, 어떤 연유로 일본에 건너갔는지를 조사 중이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총책 김씨를 구속하고 운반책 손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한 데 이어 나머지 공범 4명의 소재를 쫓고 있다.

대전·부산=신진호·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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