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양양의 어퍼컷] 허망하여라 … ‘용두사망’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현실감을 잃은 ‘드라마의 제왕’.
“요즘 드라마들은 무슨 용두사미 바이러스에 걸린 거 같아요. 초반부 한껏 기대감을 부풀렸다가 5~6회만 되면 갈팡질팡 길 잃은 드라마가 왜 이렇게 많은지. 도대체 뭐가 문제죠? 쩝”



 페이스북 드라마 그룹 ‘드라마의 모든 것’에 올라온 한 시청자의 의견이다. 지난해 ‘착한 남자’(KBS)가 ‘최악의 용두사망 드라마’라는 평을 들은 데 이어서다. 정도는 달라도 ‘추적자’ ‘유령’(SBS)’, ‘더 킹 투하츠’(MBC) 등 화제작들이 전부 뒷심 부족에 시달렸다.



 최근에는 드라마 제작현실을 리얼하게 그려내 큰 기대를 모은 ‘드라마의 제왕’(SBS)이 대표적이다.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밀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허황하다 싶을 정도로 큰 사건이 매회 터졌지만 현실감을 잃었다. 작가(정려원)와 제작사 대표(김명민)의 뻔한 로맨스, 김명민의 갑작스러운 발병 등 실망스러운 전개에 채널이 돌아갔다.



 ‘청담동 앨리스’(SBS) 역시 초반의 호평이 무색했다. 상류층 남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88만원 세대 문근영과 재벌 2세 박시후가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는 중반부터 드라마가 무너졌다. 상투적 갈등과 소모적 내용이 반복됐다. 정통 멜로를 표방한 ‘보고 싶다’(MBC) 역시 아역들이 물러간 뒤부터는 허둥지둥 갈피를 잡지 못했다.



 왜 이렇게 뒷심이 달리는 드라마가 많은 걸까. 방송계에서는 초반부 4회에만 공력을 집중하는 제작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다. 한 제작 프로듀서는 “편성을 따기 위해서 4회까지 대본을 공들여 쓰고, 결국 실제 방송에서는 ‘생방송’으로 대본을 쓰다 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말했다.



 방송작가 하명희씨도 “편성이 확정된 다음에도 초반 시청률 기세를 잡기 위해 4회까지가 아주 중요한데, 여기서 수 차례 대본을 고치면서 시간도 진도 다 빠진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회차별 이야기 배분도 잘 안된 상황에서 쪽대본이 현장으로 날아오는 ‘생방송’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PPL(간접광고) 등 대본에 반영해야 하는 요소가 늘어난 것도 변수다. 60분물이지만 시청률 경쟁으로 실제 70분으로 늘어난 러닝타임도 적잖은 부담이다. ‘착한 남자’ 때는 중반 이후 매회 5분 여의 회상장면으로 70분 러닝타임을 채우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tvN의 ‘인현왕후의 남자’ 등은 45분 러닝타임을 짜임새 있게 구성해 대조적이었다.



 이에 방송가에선 일본처럼 10회 내외의, 짧고 다양한 드라마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10회 안팎으로 구성되는 KBS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최근 방송한 4부작 ‘시리우스’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지난해에도 ‘아모레미오’ ‘보통의 연애’ 등 수작을 냈다.



 용두사미 드라마의 원인은 다양하다. 방송사간 경쟁으로 드라마 편수가 급증한 가운데, 16~24회를 탄탄히 받쳐주는 원작이나 작가인력의 부재, 빠듯한 제작여건 등이 꼽힌다. 여기에 동어반복으로 횟수만 채워도 초기 확보한 기본 시청률은 유지된다는 계산이 더해진다. 욕하면서도 보는 ‘습관시청’에 기대는 것이다. 이래저래 입맛이 쓰다.



양성희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