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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조여오는 죽음의 그림자

(본선 16강전)
○·박정환 9단 ●·종원징 6단

제10보(119∼130)=버리면 안 되는 돌을 ‘요석’이라 합니다. 다 끝난 돌은 ‘폐석’이라 부르지요. 그러나 이 분류가 쉬운 건 아니어서 종종 폐석을 끌고 다니는 일이 벌어집니다. 지금 중국의 신예 고수인 종원징 6단도 그 수렁에 빠져들었습니다. 처음 흑▲ 6점은 요석이 아닌 건 분명했지만 ‘폐석’도 아니었습니다. 이 때문에 미혹에 빠져 살리기로 작심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철모르는 아이들을 줄줄이 데리고 전쟁터에 나온 격이 됐습니다. 도무지 생사가 걱정이 되어 바둑을 둘 수 없게 된 거지요.

 백△ 밀자 119 웅크립니다. 여기까지 벽을 하나 만들어 둔 박정환 9단은 120으로 갈라 총공격을 시작합니다. 박정환은 공격 바둑은 아니고 굳이 분류하자면 이창호 9단처럼 신중한 장기전 스타일이지요. 그런 박정환이 총공격을 개시하자 바둑판의 흑 돌들은 더욱 혼비백산하는 느낌입니다.

 대마는 잘 죽지 않습니다. 그러나 곁에 약한 돌이 또 하나 있으면 문제가 크게 달라집니다. ‘미생마 근처에선 싸우지 말라’는 격언도 그래서 생겨난 것이지요. 121로 중앙을 강화하자 122로 이쪽의 근거부터 위협하는군요. 이쪽을 핍박하면 그 불똥이 중앙으로 튀게 된다는 거지요. ‘참고도’처럼 백1로 공격하는 것은 6까지 살아서 싱겁기 짝이 없습니다.

 고심 끝에 123의 맥점을 찾아냅니다. 124엔 125의 절단으로 한 점을 잡고 살겠다는 건데요, 그러나 잘 보세요. 128이 놓이자 중앙 흑이 다치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서서히 죽음의 그림자가 흑 대마를 에워싸기 시작했습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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