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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간 탈북학생들 “세계 여행하며 살고픈 맘 생겨요”

미국 로스앤젤레스 웨스트우드의 UCLA 캠퍼스 탐방 도중 포즈를 취한 한겨레 고등학교 학생들. 왼쪽부터 수남·주현·정혁 군. 안내를 맡은 UCLA 학생 김필남씨, 설경양, UCLA 학생 박현우씨. 북에 가족들을 남겨둔 나머지 4명의 학생들은 신원 노출을 꺼려 사진촬영에서 빠졌다. [김상진 기자]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우드 UCLA 캠퍼스 잔디밭이 한국에서 온 고교생 여덟 명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경기도 안성 한겨레 고교의 탈북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LA의 대형 로펌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가 서울 사무실 오픈 개소식 비용으로 마련한 미국 연수 프로그램에 초청을 받아 지난 24일 LA에 도착했다.

(중앙일보 1월 21일자 30면 )

 어린 나이에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야 했던 이들은 이날 UCLA에서 새로운 ‘꿈’을 찾은 듯했다. 안내를 맡은 이 대학의 존 김 국립공학원 교수와 한인 재학생들 앞에서 쉼없이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번 방문을 앞두고 ‘제임스’란 영어 이름까지 지어온 상우(가명)는 “미국에 오니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진다”며 미국 대학 기숙사 생활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잔디밭에 누워 햇볕을 쬐는 재학생들의 모습에 신기해하기도 했다. 교수들과 둘러앉아 야외수업도 한다는 말에 설경이는 “선생님이랑 같이 앉아요?”라며 놀라워했다. “북한에선 무서워서 같이 웃어본 적도 없어요. 일단 교실에 선생님이 오면 ‘차렷’ 자세로 서서, 앉으라고 하기 전까지 무표정하게 있었어요.”

 수남이는 “한국에선 10만원도 넘는 운동화를 34달러에 샀다”며 “완전 대박”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학생들은 가장 재미있었던 곳으로는 전날 다녀온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그리피스 천문대를 주로 꼽았다.

 한국에 정착한 지 1~7년째인 학생들은 “정착 후 먹을 게 많고 따뜻한 물로 목욕할 수 있어서 좋은데, LA는 여유있어 보여 좋다”고 했다. 한국의 교육열과 경쟁에 치였다는 뉘앙스다. 이날 캠퍼스 안내를 맡은 UCLA 학생 차윤태(21)씨는 “처음엔 단순히 탈북자를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전혀 ‘다름’을 느낄 수가 없다”며 “지금과 같은 순수함을 잃지 않고 한국 생활을 꿋꿋이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잔디밭에서 ‘삼형제 풀’(세 잎 클로버를 뜻하는 북한 말)을 찾은 학생들은 한인들의 관심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국에 안전하게 정착했고, 미국에 오기까지 모두의 따뜻한 관심이 있었어요. 행복해요. 그 마음 잊지 않고, 좋은 사람이 될게요.”

 이들을 인솔하고 온 교사 이경옥씨는 “이번 방문은 이 아이들에게 매우 특별한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멜버니 LA사무소 신영욱 변호사는 “1주일 간의 짧은 일정이지만 이들이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날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귀국길에 올랐다. 

LA중앙일보 구혜영 기자
사진=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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