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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주고 학생 사는 대학이 무얼 가르치겠나

일인당 20만원씩 학생들이 거래됐다. 어떻게든 정원을 채워야 하는 대학이 학생 모집을 위해 고교 교사들에게 돈을 줬고, 교사들은 이 돈을 받아 학생들을 지원케 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이 엊그제 발표한 전문대인 포항대의 모집 비리는 말단부터 썩어 들어가고 있는 한국 대학의 부실 수준을 알게 해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전문대가 정부가 지정하는 부실대학 명단에 들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2010·2011년 연속으로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교육 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지원금까지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 전문대는 포항·경주 지역 고교에 돈을 뿌려 정원을 채우고, 이러한 모집 실적 덕분에 정부 지원 사업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지원금을 타냈으며, 구속된 총장은 이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썼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지방대의 위기, 정부 재정지원 사업 선정의 불합리함, 대학 교수와 고교 교사 등 소위 교육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 전문대에 들어간 정부 지원금이 학생을 사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커 이 문제는 그냥 묵과할 일이 아니다.

 해법은 분명하다. 썩어가는 부위를 과감히 도려내는 것이다. 어차피 2025년이면 고교 졸업자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16만 명이나 모자란다. 상당수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그럼에도 지난 5년간 부실대학으로 지정돼 퇴출한 대학은 4개에 불과하다. 새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

 또한 포항대처럼 돈 주고 학생을 사오는 대학이 버젓이 교육 우수 대학으로 선정되는 문제도 반드시 짚어야 한다. 현 정부는 대학에 지원금을 줄 때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등의 몇 가지 지표를 적용해 대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대학들이 교수들을 영업사원처럼 고교에 보내 학생들을 모집하게 하고, 취업자 수를 조작하는 이유는 지표를 높여 정부 돈을 타내기 위해서다. 부실대학이 세금을 타내 연명하는 일이 없도록 재정지원 대상 선정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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