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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중소기업 환율 고통, 정부는 예상 못했나

손해용
경제부문 기자
요즘 원화가치 상승으로 ‘곡소리’ 나는 곳이 있다. 바로 수출 중소기업들이다. 해외 거래처 유지를 위해선 적자를 보더라도 해외로 납품해야 하는 탓에 환차손 나는 것을 그저 지켜볼 따름이다. 대부분이 환변동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말 그대로 ‘속수무책’이다.



 이는 2008년 이른바 ‘키코 사태’ 이후 환헤지 상품에 대한 중소기업의 거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시 환율 파생상품인 키코에 가입한 770여 기업이 2조2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이 여파로 환율 변동에 대비하는 꼭 필요한 보험까지 외면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환변동 보험 가입액은 1조1000억원으로 2008년(14조5000억원)의 10분의 1 이하다.



 물론 환차손의 1차적 책임은 환헤지를 하지 않은 중소기업에 있다. 하지만 이들도 할 말이 적지 않다. 자본·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대기업처럼 환율 시나리오별 체계적 대응이 불가능하다. 별도의 외환 전문인력도 없 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원화 약세 정책을 펼치던 정부와 경쟁적으로 키코를 팔았던 은행은 아예 입을 다물고 있다. 키코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킨 장본인들이 지금 와선 중소기업 홀로 환율과 맞서라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 잇따른 언론 보도로 중소기업의 환율 고통이 알려지면서 정부는 뒤늦게 대책을 내놓았다. 올해 중소기업의 환변동 보험 가입 규모를 늘리고, 환율 변동으로 매출액이 30% 이상 줄어든 곳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환변동 보험료를 깎아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화 강세로 피해가 충분히 예상됐던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대응이 ‘사후약방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환위험에 취약한 기업에 별도의 환율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는 식의 선제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요즘 ‘손톱 밑 가시’를 찾는 게 유행이다. 하지만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서 환리스크는 손톱이 아니라 몸 안 깊숙이 박힌 가시다. 중소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는 환리스크 관리를 도와주는 것만큼 효율적인 지원책이 별로 없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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