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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간 인성·잠재력 묻고 또 캐고

지난해 페덱스 코리아에 입사한 하인우씨. 이 회사는 스펙보다 인성과 잠재력을 평가해 사원을 뽑는다. [송봉근 기자]
“최근 1년 사이 팀으로 일해 본 적이 있나” “팀원 중 가장 사이가 나빴던 사람은” “왜 관계가 틀어졌나” “일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줄였나” “일이 끝났을 때 관계는 어떻게 정리했나” “그 후에 만난 적은”….



커리어 캠프로 직원 뽑는 페덱스
“스펙에만 의존하는 기업들
사람 뽑을 능력 없는 것 자인”

 지난해 11월 물류업체 페덱스 코리아가 연 ‘커리어 캠프’에선 이런 식의 질문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 캠프는 ‘스펙’과 정보에서 밀릴 수도 있는 지방대생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2박3일 프로그램이다. 한송이 페덱스 기획실장은 “과거 경험을 꼬치꼬치 물어보면 준비된 답변이 아닌 인성과 잠재력의 실체가 드러난다”고 말했다.



 부산 부경대를 졸업한 하인우(27)씨도 이런 과정을 통해 뽑혔다. 그는 2011년 커리어 캠프에서 인턴으로 선발돼 지난해 3월 정식 직원이 됐다. 그는 “인턴을 하면서 설령 내가 서울대를 나왔더라도 제대로 일을 못하거나 갈등을 일으키는 성격을 가졌다면 탈락할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어렵게 면접을 통과한 그는 까다로운 적성 평가도 거쳤다. 페덱스는 혁신성·성실성·책임감·충성심 등 여섯 가지 기준으로 인력을 뽑기 위해 독특한 역량·적성 검사를 개발했다. 내용상으론 같은데 단어나 서술 방식을 조금씩 바꾼 문제를 반복적으로 푸는 형태다. 얼핏 다른 내용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상 같은 질문에 일관된 답변을 하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다.



 외국계 기업은 이처럼 겉(스펙)이 아닌 속(인성)을 보고 뽑는 채용이 일반화됐다. 그러나 상당수 국내 기업의 채용은 여전히 스펙의 벽에 갇혀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해 8월 국내 기업의 구직 공고(8만9878건)를 분석한 결과 학력 제한을 두지 않은 공고는 10건 중 2건꼴에 그쳤다.



페덱스의 한 실장은 “스펙에 의존하는 건 기업이 스스로 사람 뽑는 능력이 없다는 걸 자인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휴마트’ 인재를 뽑는 것도 기업의 역량이란 얘기다.



 국내 기업도 조금씩 변화의 싹을 보이고는 있다. 현대자동차는 ‘H 이노베이터’ 인턴제를 운영 중이다. 지원서에는 학교·학점·영어점수를 묻는 난이 아예 없다. 대신 각 학교 자동차 동아리 학생이 팀을 구성해 인턴에 도전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동 작업을 통해 소통하는 능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고른다”며 “실습 후 7월께 정직원 채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전산 자회사인 IBK시스템은 지난해 신입 사원 39명 중 6명을 고졸로 선발했다. 그러나 스펙이 아닌 잠재력·인성을 보고 인재를 선발하는 시스템은 채용 후에도 지속할 때만 빛을 발할 수 있다. 페덱스 익스프레스 본사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브론젝 사장은 1976년 배달직원으로 페덱스에 입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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