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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좌우 김계관·박도춘 … 북핵 지휘부 양날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26일 ‘국가안전 및 대외부문 일꾼협의회’를 열어 유엔 제재에 맞서 국가 중대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회의에는 핵·미사일 개발 책임자와 대미협상 주역들이 참석했다. 이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박’ 국면을 이끌 7인방이란 분석이다. ①김정은 제1위원장 ②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북핵 6자회담 대표) ③김영일 노동당 국제비서(대미협상 총괄) ④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우리의 국가정보원장에 해당) ⑤최용해 총정치국장(김정은 정권의 후견세력) ⑥현영철 총참모장(우리의 합참의장 격) ⑦홍승무 당 부부장(노동당에서 외교안보 총괄) ⑧박도춘 당 군수담당 비서(핵· 미사일 개발 총책임자). [로이터=뉴시스]




일꾼협의회 8명 사진 처음 공개
상대적으로 직급 낮지만 옆자리에
장성택·김격식은 회의 참석 안 해

유엔 대북 제재에 핵실험 카드로 맞서고 있는 김정은과 평양 권력의 핵심 7인방이 공개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전송한 사진에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7명의 노동당과 내각·군부의 측근들과 ‘국가안전 및 대외 부문 일꾼 협의회’를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김정은은 자기 왼편에 자리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김영일 당 비서(국제담당) 쪽을 보며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김영일보다 상대적으로 직급이 낮은 김계관이 김정은 바로 옆에 앉은 건 북핵과 대미협상이 핵심 의제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부상은 오랜 기간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았고, 지난해 2월 북·미 고위급 회담에도 나섰다.



함북 풍계리 핵 실험장 지난 23일 함북 풍계리의 북한 핵 실험장을 보여주는 위성사진. 갱도 입구가 뚜렷이 드러나고 있고, 핵실험을 위해 기폭장치를 설치한 뒤 갱도를 다시 메우는 데 쓰이는 공사용 자재가 현저히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위성사진으로 파악된 동향만으로는 핵 실험을 예고한 북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실제 실험을 감행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미 정보당국은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실시한 북한의 핵실험도 사후 지진파 감지를 통해 확인했다. [지오아이 위성이미지=AP]


 오른편에는 핵·미사일 개발을 총책임진 박도춘 당 비서(군수담당)가 자리했다. 박도춘은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한 북한의 로켓 발사 때 김정은을 단독으로 수행했다. 정부 당국자는 “노동당에서 핵과 미사일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김정은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 옆자리엔 홍승무 당 부부장이 앉았다. 홍 부부장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추대된 2010년 9월 노동당 3차 대표자회 때 당 중앙위 후보위원(105명)에 오르며 처음 이름을 알렸다. 2011년 12월 김정일 장례식 당시 장의위원에 포함됐다. 차관급(당 부부장)이지만 서기실(비서실) 등 김정은의 최측근 자리에 근무하고 있다. 그의 얼굴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이번에도 뒷모습만 공개됐다. 북한 전문가들은 그가 안보·외교 문제를 보좌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용해 총정치국장과 현영철 군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은 군복 차림으로 김정은 맞은편에 나란히 앉았다. 김정은의 고모부로 권력 안착의 후견인 역할을 해 온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빠졌다. 이번 회의가 핵· 미사일 등 현안과 직접 관계 있는 인물만 참석 대상이란 점을 알 수 있게 한다.



 김격식 인민무력부장도 제외됐다. 우리의 경우 무력부장에 해당하는 국방부 장관이 안보관계 장관회의 멤버다. 당국자는 “북한의 경우 우리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현영철 총참모장이 참석하기 때문에 무력부장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고급 탁자와 소나무에 학이 그려진 배경그림으로 볼 때 회의 장소는 김정은 집무공간 중 하나로 추정된다. 김정은은 오른손에 담배를 들고 있고 테이블에는 재떨이도 놓여 있었다. 테이블 한가운데 놓인 탁상시계가 눈에 띈다.



 북한이 이런 형태의 회의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일성·김정일은 노동당 정치국 회의 등을 거쳐 결정을 내렸고 그 과정이나 회의 장면도 공개하지 않았다. ‘일꾼 협의회’는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나 한국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도입을 결정한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유사한 기구로 보인다.



 이수석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라 제도화된 회의를 거쳐 나온 결정이란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혹여 결정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도 김정은의 단독 결정이 아니라 참석 멤버들의 논의에 의한 것이었음을 주장해 위험을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란 얘기다.



 영상을 통한 이미지 정치에 능한 김정은이 이례적으로 핵심 측근들과 숙의하는 장면을 노출한 것은 미국 등 서방 사회에 보내는 메시지를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란 풀이도 있다.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안팎에 과시함으로써 북핵 협상력을 높이려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앞서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를 대동한 영상을 노출시켜 서민정치의 이미지를, 모란봉악단 공연 때 영화 ‘록키’나 미키마우스 캐릭터를 관람하는 장면을 공개함으로써 개방의 이미지를 부각했었다.



 회의는 김정은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형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앞에 회의 문건이 수북이 쌓여 있지만 다른 간부들은 수첩 외에 별다른 자료가 보이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유관 부처가 자료를 준비해 보고하고 대통령이 협의를 거쳐 최종판단을 내리는 우리와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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