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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아닌 조직이 일하는 구조로 … 변화DNA 심어 제2창업

김진희 코나아이 사장은 “기업에 가장 큰 위협요소는 변화하지 않으려는 태도”라며 “재무·조직·인력 관점에서 회사를 개혁한 것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오종택 기자]
“10년 전이었다면 경쟁 회사 이름을 댔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변화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가장 큰 리스크다.”



중견기업 파워리더 (21) 스마트카드 칩 제조 ‘코나아이’ 김진희 사장

 코나아이의 김진희(51) 관리총괄 대표 사장에게 가장 큰 위협 요소가 뭐냐고 물었다. 환율 하락이나 글로벌 독식 구조의 심화, 우수 인력 확보의 어려움…. 익숙한 답을 기대했다. 하지만 김 사장이 내놓은 답은 예상을 빗나갔다. 코나아이는 스마트카드용 집적회로(IC) 운영체제(OS)를 개발하고 칩을 제조하는 전문 업체다. 최근 3년간 매출액 성장률이 연 30%를 웃돈다. 5년 전 5000원에도 못 미치던 주가는 2만원을 넘어섰다. 1998년 창립 이래 최고의 전성기다.



 김 사장은 지난해 초 이 회사의 관리총괄 대표로 ‘날아왔다’. 창업주(조정일 부회장)의 부인에서 하루아침에 회사 대표가 됐다. 그렇지만 시장에서는 그의 취임 1년여 만에 “코나아이가 제2의 창업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낙하산 인사가 어떻게 회사를 바꿔 놨을까. 이달 25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그를 만나 들어봤다.



 ◆결혼은 인생 최고의 M&A=지난해 11월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 연간 매출액이 2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회사의 IR에 100여 명이 넘는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가 모였다. 이 IR을 직접 기획하고 기관투자가들을 불러모은 이가 김 사장이다. 코나아이의 안살림을 맡기 전까지는 증권가에서 손꼽히던 여성인력이었다.



 그가 증권업계를 떠난 건 2011년 8월 맞이한 인생의 반려자 때문이다. 김 사장은 “이제야 눈치챘지만 부회장님(그는 남편을 매번 ‘부회장님’이라 불렀다)이 결혼을 통해 아내와 최고경영자(CEO)를 동시에 스카우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년을 함께할 친구를 얻었다는 김 사장과 달리, 조 부회장은 재혼으로 인생 최고의 인수합병(M&A)을 완성했다.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가면서 조 부회장은 회사 운영에 한계를 느꼈다. 창업주 1인의 역량에 따라 회사의 명운이 갈리는 벤처 기업에서 한 단계 도약하려면 경영·관리의 조직화가 절실했다. 그렇지만 회사를 밑동부터 뜯어고치는 작업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는 없었다. 가장 믿을 만한 ‘가족’이면서 큰 조직에서 일해 본 김 사장이 단연 눈에 띄는 적임자였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김 사장은 취임 전 조 부회장에게 “당장은 회사가 심각하게 망가질지 모른다”며 “저항도 심하고 비판도 거셀 것인데, 그래도 참아낼 수 있겠냐”는 다짐을 받아냈다. 외부 인사가 개혁을 하려면 전권을 쥐어야 한다. 김 사장은 재무·조직·인력 등 세 가지 관점에서 회사를 바꾸기로 했다. 재무야 김 사장의 전공 분야다. 부채를 털어 쓸데없는 금융비용을 줄이고, M&A를 위해 마련한 자금의 운용 효율성을 높였다. 조직 부문에서는 피라미드형 위계 구조를 구축했다. 이전에는 창업자를 가운데 놓고 150여 명의 직원이 일대일 관계를 맺는 식이었다. 급성장하는 벤처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중견기업에는 위험한 구조다. ‘사람’이 아니라 ‘조직’이 일을 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리고 매년 순이익의 10%를 인센티브로 지급한다는 원칙을 세워 우수 인력을 영입했다. 지난해 지급한 10여 년차 차장급 연봉이 1억원을 웃돈다.



 이 과정에서 창업 멤버가 지분을 팔고 회사를 떠나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개혁은 곧 결실을 맺었다. 재무와 조직 부문이 효율화되면서 새 나가는 돈이 줄자 순이익이 30% 가까이 증가했다. 주가는 이달 초 사상 최고치인 2만3000원을 넘어섰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탓하기 전에 내가 먼저 치즈를 옮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코나아이에 ‘변화 DNA’를 심은 김 사장의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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