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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관급 경호실장 필요한가

박근혜 당선인이 차관급 경호처장을 장관급 경호실장으로 격상시켰다. 편제도 비서실장 소속에서 청와대 내 독립부서로 바꾸었다. 경호실은 박정희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이런 편제였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경호처로 바꾼 것이다. 이 대통령의 개혁이 옳은 방향이었다. 박 당선인의 조치는 정부 혁신에 거꾸로 가는 것이다.



 후진국, 특히 군사정부에서 경호실은 직급도 높고 위세도 막강하다. 박정희 시절 차지철 경호실장은 부통령이라 불릴 정도였다. 그는 청와대 외곽을 경비하는 수경사 30단까지를 포함해 전체 경호부대를 통제하고 사열했다. 차 실장은 별도로 정보수집팀을 관리하면서 대통령에게 정치정보를 보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월권과 위세는 그와 김재규 정보부장 사이에 갈등이 형성된 주요 이유 중 하나다. 갈등은 결국 1979년 10월 대통령 피살을 불렀다. 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서 경호실 규모는 축소됐지만 장관급 지위는 여전했다. 노태우 정권 때는 경호실장이 대통령 비자금까지 관리하기도 했다.



 김영삼 문민정부 이래 비자금 관리는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경호실장은 여전히 장관급이었고, 국무회의·국가안보회의를 비롯한 주요 회의에 참석했다. 이명박 정권에서도 직급은 차관으로 낮아졌지만 ‘주요 회의 참석’이란 관행은 없어지지 않았다.



 한국에선 경호실장 기능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 미국에서는 비밀경호국(the Secret Service) 국장이 누구인지 아는 국민이 별로 없을 정도로 조직은 조용히 움직인다. 경호국은 워싱턴 시내 별도 사무실에 있다. 백악관에 파견된 경호책임자도 내각이나 참모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대통령 국정과 경호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총리 경호실이 따로 없으며 경시청에서 경호관을 파견한다. 경호관이 내각회의 같은 데에 참석하는 건 있을 수 없다.



 한국에선 경호실장(또는 처장)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수석회의에 참석한다. 2010년 11월 연평도 사태 때는 경호처장이 국가안보회의에서 발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런 건 ‘경호’ 업무의 적절한 선을 벗어나는 것이다. 정부 운영 원칙에도 맞지 않거니와 경호실장에게 과도한 기능이 부여되면 월권의 우려마저 생긴다.



 한국에선 대통령에 따라 신변 위협의 강도가 다를 수는 있다. 특히 박 당선인은 부모와 자신에 대한 테러의 트라우마(trauma-정신적 충격)를 갖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심리가 정부 조직을 변경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경호실 업무 능력은 책임자 직급이 아니라 조직의 책임감과 효율성에 있다. 경호처장은 차관급 직급으로도 경호 관련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는 데에 별다른 애로가 없다. 애로가 있다면 대통령이 힘을 실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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